1998년 11월 20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의 기반이 된 첫 모듈 ‘자랴’가 발사됐다.
프로톤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한 자랴는 같은해 12월 4일 미국 우주왕복선에 실려 발사된 유니티 모듈과 도킹했다. 자랴는 미국이 비용을 지불하고, 러시아가 제작했다. 자랴는 3개의 도킹 포인트를 보유했으며 ISS의 동력 공급과 추진체 역할을 담당한다. 자랴에는 2개의 태양 전지판이 설치돼 있어 6개의 니켈 카드뮴 배터리와 함께 전력을 공급한다. 16개의 외부 연료 탱크에 6톤의 연료도 실려 있다.
최초의 우주정거장은 1971년 러시아가 발사한 ‘살류트’고, 미국도 1973년에 ‘스카이랩’을 발사했다. 러시아가 1986년에 발사한 ‘미르’는 2세대 우주정거장으로 평가된다. 6개의 도킹장치를 보유했으며, 3개의 모듈로 구성된 대형 우주정거장이었다.
이후 미국이 1992년에 국제우주정거장 ‘알파’ 건설 계획을 주도했고, 유럽우주기구(ESA) 산하 11개국과 일본 등이 동참하면서 ISS 건설이 시작됐다. 여기에 우주정거장 기술이 가장 앞선 러시아까지 합류했다.
ISS는 현재 총 16개 나라가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전체 길이는 110m에 이른다. 고도 약 350~460㎞에서 하루에 지구를 약 15회 돌고 있다. 본체인 즈베즈다(러시아), 동력공급 및 추진체 역할을 하는 자르야(러시아), 도킹 모듈 유니티(미국), 우주 실험실 모듈 데스티니(미국)·키보(일본)·콜럼버스(유럽)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의 이소연 박사는 지난 2007년 본체인 즈베즈다에 11일간 머물며 과학실험을 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ISS를 2020년까지 운용할 계획이었으나 가동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2024년까지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편 미 의회가 중국과 우주개발협력을 금지하면서 ISS에 참여하지 못한 중국은 자체 우주정거장 ‘톈궁’을 2022년까지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선 ISS 운영이 종료되면 톈궁이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