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사용후핵연료 공론화 1년, 과제는 `공감`

[ET단상]사용후핵연료 공론화 1년, 과제는 `공감`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1년간 숨 가쁘게 달려왔다. 목표는 하나였다.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위원회는 지난 1년간 단계별·대상별로 의견수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모으기 위해 노력했다. 원전 내 임시저장 중인 사용후핵연료가 2016년부터 포화된다는 다급함과 지난 1986년 이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던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중요한 기회라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봄부터 주요 도시를 돌며 전국의 대학생을 만났고 인문사회, 과학기술, 원자력 관련 학회로부터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에 대한 공식적인 의견도 받았다. 공론화 토론회를 시작으로 포럼을 비롯해 국회 토론회, 워크숍 등도 열었다.

청년들과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원전 이용을 선택한 적이 없는데 왜 미래 세대가 책임져야 하는지 묻기도 했고, 이미 전기 혜택을 누린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직접적 이해관계가 없는 청년층들도 이처럼 다양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을 목도하면서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일반 국민이 참여한 가운데 공론화가 이뤄져야 함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 마련은 국민 모두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데다 공론화로 정책이 마련돼야만 사회적 낭비를 줄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동안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위원회 명칭에도 붙어있는 공론화가 사회 전반에 좀 더 널리 확산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위원회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함께 전국적으로 소비자 라운드테이블을 진행 중이다. 참여자들은 투명한 정보공개와 시민참여가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함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공론화에서 중요한 것은 국민과의 공감이므로 국민을 이해시키는 합의방안 모색이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위원회는 이러한 의견에 귀 기울여 진정한 공론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과학적이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 민주적인 참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TV토론과 설문조사, 공론조사, 주민 의견을 구하는 타운홀미팅 등 보다 대중성과 숙의성을 갖춘 참여방안을 통해 원전지역 및 일반 국민 대상으로 공론을 이루고자 노력할 것이다.

원전이 들어선 지역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원전특위는 지역별 타운홀 미팅을 계획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사용후핵연료 위험성과 보관 현황을 정확히 알리고 처리 방법에 대해 지역주민 의사를 직접 묻고 지혜를 구할 것이다.

위원회는 토론회에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국민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국민의견수렴센터(www.pecos.go.kr)나 SNS를 통해서도 의견을 수렴 중인데 더 활성화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겠다.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국민 이해도가 여전히 낮은 것은 온라인 공간에 퍼진 잘못된 정보가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국민 개개인이 직접 생각하고 판단해볼 수 있도록 안전한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 마련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보다 광범위한 의견을 구할 것이다.

성공적인 공론화 향배는 무엇보다 사용후핵연료 관리 방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전제돼야 가능하다. 공론화 핵심은 백지 상태인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대한 방침을 원전 주변 주민, 시민단체, 원전 사업자 등 이해당사자들과 일반 국민의 의견을 모아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미래 세대 생명과 안전을 위해 현세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중 하나다. 남은 기간 동안 열린 자세로 무엇보다 국민 안전을 우선으로 제한 없는 논의를 진행하도록 힘쓰겠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개인이나 단체는 생각과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안전한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위해 국민들이 어떠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지 크게 목소리를 내주길 기대한다.

홍두승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장 dshong@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