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로 예정된 이동통신 품질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올해 처음으로 등급이 아닌 개별 품질지표가 상세히 공개되는 만큼, 최악의 경우 평가 결과에 따라 가입자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그동안 제외됐던 산간·해안지역이 평가에 포함돼 ‘실력차’가 확연하게 두드러질 공산이 커졌다. 3사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만 평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미래창조과학부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중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가 발표된다.
미래부는 이달 말까지 평가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초부터 검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1차 평가결과 이후 이의제기 절차를 거쳐 2차 평가작업을 진행한다. 미래부는 연내 평가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지금까지가 보조금 싸움이었다면 통화품질 평가 결과 이후는 품질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연내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등급제 대신 절대평가제가 도입되는 게 가장 큰 변수다. 기존에는 음성통화와 무선인터넷 품질을 매우우수(S)부터 매우미흡(D)까지 5단계로 평가했지만, 올해부턴 속도와 접속성공률, 전송성공률, 지연시간, 패킷손실률 등을 세분화해 점수로 발표한다. 같은 S등급이어도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
평가지역과 평가대상이 확대된 것도 변수다. 미래부는 재난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해안과 항로, 도서산간까지 평가지역을 넓혔다. 또 LTE 음성통화(VoLTE)와 광대역 LTE, 광대역 LTE-A 등이 처음으로 평가대상에 포함됐다.
이통 3사는 겉으로는 차분한 표정이다. 이동통신 품질이 상향 평준화돼 예년과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A 통신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대부분 S등급이 나오고 점수 차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B 통신사 관계자 역시 “평가 결과에 따라 고객이 대규모로 이동하는 일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속내는 달랐다. C 통신사 관계자는 “결과가 나오기 전이어서 매우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면서 “담당 부서가 관련 언급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A사 관계자도 “결과에 따라 통신망 품질 이미지가 굳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통 3사는 올해 예정된 설비투자 예정액 7조원의 34%인 2조3800여억원을 4분기에 집행하는 등 통신 품질 고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통사는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는 당연히 1위에 유리하고 3위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며 “가입자가 이탈할 수 있는 만큼 마케팅 부문에서 민감한 이슈임이 분명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