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비켜’(Mover over, Ireland)
유럽 내에서도 세금 무섭기로 소문난 프랑스가 ‘세금 우대’라는 역발상으로 글로벌 IT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실업률을 낮춰 경제 선순환을 꾀하려는 조치라고 18일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프랑스가 세금우대책을 적용하는 분야는 ‘연구개발’(R&D)이다. 올해만 560억 유로(약 61조원)의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프랑스 의회는 국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이같은 우대책을 억제하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
다국적 디지털 보안·인증 업체인 제말토는 프랑스의 세금우대 정책에 따라 전세계에 흩어져 있던 2000명의 R&D 인력중 30%를 프랑스에 집결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프랑스 국립정보자동화연구소(INRIA)와 합작으로 R&D센터를 운영중이다. 100여명의 연구원들은 정보보안을 비롯해 헬스케어와 증강현실 등 IT와 기초과학의 접점을 찾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오는 2017년까지 프랑스의 대표적 과학도시인 소피아 앙티폴리스에 190억 달러를 투자해 R&D 캠퍼스를 설립한다.
현재 프랑스에는 총 1만7000여개 기업들이 업체당 평균 32만3500유로(약 4억원)의 R&D세금우대 혜택을 보고 있다. 이는 급여공제 다음으로 많은 공제액이다.
IT기업들이 프랑스를 찾는 건 돈 때문만이 아니다. 프랑스 특유의 풍부한 과학기술 인력도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현재 프랑스에는 27만6400명의 과학·수학·전산 전공 대졸자들이 있다.
제말토의 올리비에르 피오우 사장은 “프랑스 엔지니어들은 기술과 예술이 접목된 이른바 ‘데카르트적 사고방식’(Cartesian Thinking)을 갖고 있다”며 “이는 창조적인 소프트웨어 작업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