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 업계가 전방 산업의 장기 불황으로 어려움이 가중되자 ‘세컨드’ 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기존 주력 장비 제품군과 세컨드 제품을 ‘턴키’로 동시 공급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해 내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이 신규 영역의 장비 개발에 뛰어들었다. 특히 기존 장비와 연계성이 높은 제품을 추가로 개발해 부가 수익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열처리 장비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비아트론은 열처리 전 단계인 코팅 분야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최근 관련 장비로 ‘슬릿 다이(Slit-Die) 코터’를 개발 완료했으며, 막바지 최종 테스트 단계에 있다. 이 외에도 기존 열처리 장비의 제품 라인을 보강하기 위해 ‘초급속 솔러블 열처리 장비’도 한창 개발하고 있다.
비아트론 관계자는 “폴리이미드(PI) 코팅에서부터 열처리 장비를 턴키로 공급하게 되면 좀 더 수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익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서 후공정 모듈 장비와 자동화 설비분야에 주력해 왔던 에스에프에이는 최근 전공정 장비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기와 증착봉지시스템 등을 개발 완료해, 첫 고객사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또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도 갖춰 차기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도 노리고 있다.
이 외에도 그동안 모듈 공정 일부 장비만을 공급해 왔던 중국 시장에 공정간 자동화, 클린 반송 등 전체 물류 장비를 통합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김영민 에스에프에이 대표는 “앞으로 글로벌 경기가 눈에 띄게 좋아지지 않는 이상 디스플레이 산업의 획기적인 성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인수합병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AP시스템은 후공정 패키징 분야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증착기 등 디스플레이 전공정에 필요한 핵심 장비를 공급해 왔던 이 회사는 레이저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패키지 장비를 개발 중이다. 올해 안으로 개발을 마무리 지어 내년 초 공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주력 장비에서 확보한 브랜드 인지도를 적극 활용한다면 신규 장비 시장에서도 빠른 시일 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본다”며 “불황 타계를 위한 장비 업체들의 제품 다변화 정책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요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의 신규 제품 개발 현황>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