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정식으로 취임하면서 금감원호를 이끌게 됐다.
◇ 역대 최연소, ‘비주류’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오후 진웅섭 내정자를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일성을 통해 대대적인 인적 개편을 예고했다. 전임 원장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진 원장은 취임식에서 “연이은 금융사고로 훼손된 금융산업과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금감원의 상시 감시기능을 강화하고 진취적 금융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불투명하고 자의적인 구두 지도나 법규에 저촉되지 않는 사소한 사항에 대한 책임 추궁 등 감독관행의 개선을 바라는 시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시장의 안정을 저해하는 중요한 문제 발생시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확실히 물을 것”이라며 “감독실패를 초래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유관기관과 정책공조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전임자의 임기 중 논란이 됐던 사안들을 염두에 둔 것으로 금융감독에 있어서 신뢰와 조정을 강조한 점으로 풀이된다.
진 원장은 조정과 조율에 능한 스타일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금융권에선 KB사태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금융위와 금감원 간 불협화음은 진 원장 체제에선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 원장의 이런 성향은 상위기관인 금융위원회와의 관계 설정에서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진 원장은 서울 출신으로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28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후 금융위원회 대변인,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역임했다.
역대 금감원장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고, 대입 검정고시를 치른 사람들 가운데 처음으로 금감원장이 되는 기록도 세웠다. 이런 경력이 그를 ‘비주류’로 분류하게 됐다.
◇ 산적한 과제 풀 해법은?
진 원장은 취임 후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 내부조직을 추스르면서 금융시장의 신뢰도를 회복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진 원장이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신뢰 회복’을 꼽는다. 올 들어 금융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다.
연초부터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등 굵직한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KB금융사태를 키웠다는 비난도 거세게 받았다.
금감원이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보다는 오히려 불안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쏟아지면서 책임론이 불거져왔다. 오죽하면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금융방치원’이라고 비아냥거릴 정도다.
금융당국은 신뢰도가 생명이다. 금융당국스스로가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그래야 권위가 생긴다. 진 원장은 금융당국의 신뢰회복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진 원장은 취임사에서 “연이은 금융사고 등으로 훼손된 금융산업과 감독당국에 대한 신뢰를 하루 빨리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대규모 인사를 통해 금감원 쇄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먼저 최종구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조영제 금감원 부원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수석부원장과 조 부원장 거취에 따라 대규모 인사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 부원장은 제25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진 원장의 행시 선배다. 정부기관의 수장보다 고시 합격기수가 높은 임원이 물러나는 전례에 따라 퇴임할 것으로 보인다.
조 부원장은 지난 15일 열린 장녀의 결혼식에 금융회사 직원들이 대거 하객으로 참가해 구설수에 오른 인물이다.
이밖에 금감원 안팎에서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비롯한 금감원 부원장보 4명도 진 원장의 결정에 따라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SR타임스
이행종기자 srtim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