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독점](https://img.etnews.com/photonews/1411/628854_20141124163112_586_0001.jpg)
똑같은 스마트폰을 만들어도 애플과 기타 제조업체 간에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다. 애플은 창조의 아이콘으로, 나머지 업체들은 모방의 재간꾼 정도로 각인된 이미지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샤오미의 급성장을 ‘찻잔 속 태풍’ 정도로 여기는 호기를 부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샤오미 바람이 유의미한 건 이들 ‘기타 사업자 간’ 내에서뿐인 것 역시 바로 이 간극에서 유래한다.
이 차이가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는 애플을 비롯한 각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최근 실적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어떤 기업이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냈다면, 거기에 대한 보답은 지속가능한 ‘독점 이윤’이라고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은 ‘제로 투 원’(ZERO to ONE)에서 주장한다.
아마존이 2014년도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그의 저서에 따르면, 늘 하던 일을 조금씩 개선해서 성공하던 시대는 끝났다. ‘0에서 1’이 되는, 뭔가 기발한 창조만이 세상을 낯설고 신선하게 만든다.
기존의 모범 사례를 따라하고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봤자, 세상은 ‘1에서 n’으로 익숙한 것 하나 더 늘어날 뿐이다. 여기에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줄 사람은 없다.
‘독점은 나쁘고, 경쟁은 좋다’는 식의 경제관념에 익숙한 우리다. 그렇게 교육받아 왔다. 애플이나 구글에 ‘공정거래’라는 잣대는 쉽게 들이대도, 창조와 혁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데는 인색했다.
창조적 독점기업들은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풍요로움을 소개함으로써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한다. 애플이 더 많은 이윤을 가져가는 건 세상을 훨씬 더 풍요롭게 만든 것에 대한 보상이다. 물량 조절하고, 정부와 언론에 잘 보여서가 아니다. 이것부터 인정해야 우리도 제대로 된 ‘독점 기업’ 하나 가져 볼 수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