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재송신료 대가 대폭 인상에 케이블방송업계 강력 반발

지상파방송사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와 가입자당 재송신료(CPS) 재협상에서 국민관심행사 대가까지 포함한 2개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방송사가 제시한 2개 CPS 인상안에 난색을 표명하며, 공동 대처하기로 해 지상파재송신료 협상이 다시 한 번 마찰을 빚을 전망이다. 특히 지상파방송사는 그동안 디지털 유료방송 가입자만 상대로 부가한 CPS를 아날로그 가입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CPS 재협상이 해를 넘기는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문화방송(MBC)은 최근 CPS 재협상에 돌입한 CMB·티브로드에 기존 CPS 280원을 35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과 국민관심행사 재송신 대가 50원을 포함한 4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MBC CPS 계약 담당자는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관심행사 재송신 대가를 포함한 400원과 해당 콘텐츠 대가를 별도 협의할 수 있는 350원으로 두 가지 안을 제시했다”며 “(케이블TV 업계가) 국민관심행사 재송신 대가 지불 의무에 관해 법원 판단을 받겠다면 우선 350원으로 재협상을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CPS 재협상을 위한 ‘공동 협상 협의체(가칭)’를 구축하기로 합의한 케이블TV 업계는 지상파 방송사의 요구를 어느 하나 받아들 수 없다고 크게 반발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방송사가 제시한 2개 안은 모두 합리적 근거나 구체적 산정 기준 없이 일방적으로 산출한 금액”이라며 “지상파 방송사와 협상은 진행하겠지만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방송업계는 이번 지상파 방송사와 MSO 간 CPS 재협상이 유례없는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상파 방송사가 CPS 부과 대상을 기존 디지털 가입자는 물론이고 아날로그 가입자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CPS 부과 대상이 아날로그 가입자로 확대되면 대부분의 MSO는 현재보다 평균 갑절 이상 많은 금액을 지상파 방송사에 지불해야 한다. 특히 지난 9월 기준 전체 가입자 150만명 가운데 아날로그 가입자가 134만명(약 89%)에 달하는 CMB는 총 CPS 규모가 무려 10배가량 급증할 수 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방송사가 구두로 아날로그 가입자를 CPS 부과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전혀 근거가 없는 일방적 주장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MBC CPS 협상 담당자는 “아직 양 업계가 협상 초반 룰 세팅(Rule-Setting)에 합의하지 못했다”며 “위성방송, IPTV 등과 지루한 협상을 지속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MSO의 CPS 재협상 타결 시점은 올해를 넘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