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견인해 왔던 신흥국 수요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신흥국의 성장세가 꺾이며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 2009년 미국발 경제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닛케이신문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던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 신차 판매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올해 세계 신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판매량에서 2% 늘어나는 것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세계 시장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의 신차 판매 성장세는 올해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년대비 14% 성장한 것과 달리 올해는 5%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침체로 8월 이후 판매가 감소하며 지난 10월에는 2개월 연속 2%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세계 4위 시장 브라질 역시 올 1~10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9% 하락했다. 은행권에서 자동차 대출 접수를 제한한 데 이어 금리마저 상승한 탓이다. 6위 시장 인도는 지난 10월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하며 5개월 만에 판매가 줄었다.
러시아와 태국은 각각 우크라이나 사태와 쿠데타로 경기가 위축되며 판매가 급감했다. 러시아 신차 판매 대수는 올해 10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 떨어졌다. 태국은 9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판매 대수가 무려 37% 감소했다.
신흥 시장이 약세를 보이며 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에서 힘을 얻고 있던 제너럴모터스(GM)와 폴크스바겐의 판매가 약세다. 닛산도 중국 판매 대수를 기존 예상보다 약 10% 하향 조정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올해 아시아 판매 계획을 13% 가량 낮췄다. 혼다 역시 태국 신공장에서의 생산을 반년 가량 늦출 계획이다.
반면 선진국 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지난 10월 신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10월 판매 대수로는 10년 만에 최고치다. 올해 판매량도 8년 만에 최다인 160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유럽 시장도 올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