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통신 섬` DMZ 마을에 기가인터넷망 구축

대성동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사물인터넷(IoT) 체험교육을 하고 있다.
대성동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사물인터넷(IoT) 체험교육을 하고 있다.

“북한 어린이들과 공부하고 싶다.”

26일 찾아간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학교 대성동초등학교에서 만난 3학년 허재호 학생은 공부 환경이 너무 좋아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KT는 경기도 파주 DMZ에 위치한 대성동초등학교에서 ‘기가스쿨’ 개관식을 했다. 전국을 기가인터넷으로 뒤덮겠다고 공언한 뒤 10월 전남 신안 임자도에 기가아일랜드를 구축한 이후 두 번째 기가마을을 공개한 것.

파주 대성동은 군사분계선과 불과 40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을 정도로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 때문에 뜻하지 않게 ‘통신 오지’의 삶을 살았다. 와이파이도 설치되지 않았고 PC가 고장 나면 멀리 시내에 나가 고쳐야 했다.

KT가 8월부터 3억여원을 들여 기가인터넷을 들여온 뒤 대성동의 삶은 바뀌었다. 대성동초등학교는 물론이고 대성동 마을 전체에 기가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됐다. 인터넷 속도가 50Mbps에서 1Gbps로 바뀌면서 생활도 달라졌다.

이 학교 권형준 교사는 “처음 기가스쿨을 만든다고 했을 때 솔직히 컴퓨터실 만드는 걸로 알고 기대를 안 했다”면서 “그러나 학생과 교사 PC 연동 등 양방향성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빨리 스마트한 수업을 하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야구선수가 꿈이라는 허재호 학생도 “졸업을 한 뒤 북한 어린이들과 기가스쿨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도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집에 기가인터넷을 깔 수 있다.

이날 실제로 참관한 ‘기가클래스’ 수업에서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미래형 수업을 만날 수 있었다. 교사와 학생 1인당 1대 씩 PC와 태블릿 PC가 주어졌고 모든 기기가 연동돼 교실 앞 초고화질(UHD) TV에 투사됐다. 모두가 질문하고 모두가 답하는 장면이 즉각 화면에 떴다. 심지어 페이퍼(Paper) 시스템을 통해 종이에 쓴 글도 고스란히 화면에 나타났다. 이 기술은 현장에 있었던 유엔군 사령부 관계자들의 깊은 관심을 끌었다.

이외에도 KT는 사물인터넷(IoT) 창의교육이 가능한 ‘무한상상교실’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IoT 로봇이나 스마트전구 등을 직접 제작하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출력해볼 수 있다.

기가스쿨 구축은 쉽지 않았다. 군사적으로 민감한 지역인 만큼 출입절차가 몹시 까다로웠던 것. 신분증이 없어 공사 현장에 출입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KT는 향후 백령도와 지리산 청학동 등으로 기가빌리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임헌문 KT 커스터머부문장은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이 기가스쿨을 통해 DMZ라는 공간 제약을 넘어 국내 최고 교육환경에서 공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