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한화의 빅딜이 성사되면서 한화케미칼은 그동안 추진했던 미국 다우케미칼 기초화학사업부 인수를 포기했다. 다우케미칼은 지난해 말 기초화학사업부 매각 계획을 밝혔으나 이후 투자 설명서에 매각과 관련한 움직임을 취하지 않자, 한화케미칼이 인수를 포기하고 삼성과의 빅딜을 선택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 인수를 통해 시너지를 내는데 집중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다우케미칼을 인수하기까지는 부담이 크다”라며 “다우케미칼은 인수 금액도 큰 데다 경쟁자도 많기 때문에 무리하게 접근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우케미칼 인수에 출사표를 던진 곳은 한화케미칼 외에 글로벌 화학기업 릴라이언스(인도), 시노펙(중국), 브라스켐(브라질), 액시얼(미국) 등이다. 다우케미칼의 매각 대상은 전 세계 총 11개 단지의 40개 제조설비, 2000여명의 임직원으로 관련 사업 매출은 50억달러(한화 5조3000억원) 규모다. 총 매각 가격은 3조5000억~4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다우케미칼의 주요 매각 대상은 미국 프리포트 소재 CA/비닐 공장, 유럽·한국·중국·브라질 소재 에폭시(ECH) 사업 등이다. 매각 대상에 에틸렌 크랙킹 설비, 폴리에틸렌, 산화프로필렌(PO)은 포함되지 않는다.
한화케미칼은 올 한 해 다우케미칼 기초화학사업부 인수를 위해 마련한 ‘자금’을 삼성 계열사 인수에 쏟아 부을 예정이다. 삼성 화학계열사 인수에 들어가는 금액 1조원 중 대략 한화케미칼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5000억원 정도다. 이를 3년 분할 상환키로 함에 따라 연간 1500억~2000억원씩 챙기면 된다. 준비한 자금에 여유가 있는 만큼 한화케미칼은 이번 인수가 회사 경영에 크게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유가하락에 따라 석유화학 마진도 회복되는 추세고, 석유화학 불황이 거의 바닥을 찍고 있어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판단했다”라며 “시황 개선에 따른 영업이익 회복이 예상돼 인수비용 마련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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