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제조업 출하액과 부가가치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제조업 위기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실제 지표상에서도 이상 징후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3년 기준 광업·제조업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광업·제조업 출하액은 총 1495조4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이 가운데 제조업 출하액이 1492조3810억원으로 전체의 99.8%를 차지하는 만큼 사실상 제조업 출하액 감소로 해석된다.
광업·제조업 부가가치 역시 481조7140억원(제조업 479조5950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줄었다. 이들 수치가 전년에 비해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가 일어났던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 사업체당 출하액과 부가가치도 228억2000만원과 73억3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3%, 2.5%씩 뒷걸음질쳤다.
제조업 부문별로는 자동차(3.3%)·전자(0.8%) 등은 출하액이 증가했으나 철강(-8.2%)·전기장비(-2.9%) 등은 줄었다. 부가가치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자산업 출하액과 부가가치는 전자부품·통신방송장비 감소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소폭 증가세를 시현했다. 자동차산업 출하액과 부가가치 증가는 부품 수출 호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전년 대비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인 석유정제와 철강 업종은 각각 국제유가 하락과 산업용 유류소비 감소,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 영향 탓으로 풀이됐다.
종업원 10인 이상 광업·제조업 부문 사업체 수는 총 6만5759개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4% 늘어났다. 종사자 수는 284만4000명으로 같은 기간 2.9% 증가했다.
지난 30년간 국내 제조업은 부가가치 구조에서 큰 변화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1983년에는 섬유의복·석유화학·음식료담배 3개 업종이 전체 부가가치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30년이 지난 2013년 기준으로는 전기전자(30.1%)와 자동차(11.5%)가 부상했다. 석유화학 비중은 14.8%로 30년 전 17.1%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통계청은 “제조업 출하액·부가가치 감소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석유정제 부진과 국내외 공급 과잉, 중국 저가공세로 인한 철강 단가 하락 여파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