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로봇 이야기를 다룬 한 편의 영화가 내년 초 개봉한다.
‘28일 후’, ‘저지 드레드’ 등 여러 흥행 작품의 각본을 쓴 알렉스 가랜드 작가가 감독으로서 처음 메가폰을 잡은 ‘엑스 마키나(EX MCHINA)’다.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래머 캅랩은 회사 회장 네이든의 저택에서 ‘에이바’와 마주친다. 에이바는 네이든 회장이 실험을 거듭해 만든 여성형 인공지능 로봇이다. 캅랩은 상상 이상으로 매력적인 에이바에 호감을 느끼고, 결국 에이바의 창조주 네이든과 갈등을 빚는다. 엑스 마키나는 현재 티저 영상만 공개돼 결말은 알려지지 않았다.
AI는 일반적으로 컴퓨터에 인간과 같은 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을 뜻한다. 그동안 터미네이터, 아이로봇, 스텔스 등 공상과학(SF) 영화의 소재로 활용됐다. 대부분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등 AI 발전에 따른 위협요인과 경계요인이 부각됐다. 기계가 인간처럼 스스로 사고를 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미래 문제다.
하지만 세계 각국은 AI를 새로운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인간의 학습·추론·지각·이해능력을 실현하는 AI가 모바일에 이어 미래 사회를 주도할 핵심 기술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에이바처럼 인간에 가까운 형태는 아니지만 AI를 활용한 서비스는 이미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활용된다.
CCTV에 AI 기능을 탑재해 사건·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을 분석·감지·통보해 범죄를 예방하는 스마트CCTV가 대표적 사례다. 스마트CCTV는 내부 시스템으로 일반적 화면과 반복적 화면을 분석해 현장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식별한다. 운영자가 설정한 패턴을 기준으로 위험요소를 찾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등이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주요 도시에 스마트CCTV를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일본은 도심 교차로에서 스스로 교통량을 측정해 다음 교차로 신호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신호등을 개발했다. 도로에 설치한 움직임 감지기가 수 초 단위로 차량 통행량·속도 등을 측정, 데이터를 전방 신호기에 전송하는 방식이다. 중앙 교통관제센터를 거치지 않고 도로 상에서 감지기와 신호기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기 때문에 교통량 증감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무인로봇자동차도 AI를 활용한 미래 기술이다. 미국은 전장에서 전사자를 줄이기 위해 내년까지 전체 육군 차량 가운데 30%를 무인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아우디는 자체 개발한 무인로봇자동차 ‘아우디 TTS’로 로키산맥 등정을 시도했다.
AI는 이외에도 위치 추적 서비스, 지능형 항공교통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향후 인간이 구현하지 못한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AI산업은 해외 의존도가 높고, 포괄적 연구그룹이 없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관계자는 “IT강국 한국이 새로운 도약을 이루기 위해 AI 산업에 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AI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 정책과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과제”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