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를 통합한 ‘하나카드’가 공식 출범했다.
통합 하나카드는 1일 본사에서 출범식을 갖고 2025년까지 연매출 140조원, 순익 5000억원, 시장점유율 15%의 톱클레스 카드사 도약을 목표로 잡았다.
양사 통합으로 하나카드는 회원수 520만명, 자산 6조원, 연간 매출 50조원에 이르는 국내 카드 시장 점유율 8%의 중견카드사로 거듭났다.
초대 사장은 정해붕 하나SK카드 사장이 맡았다. 정 사장은 “각종 규제로 인해 카드산업이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성장 둔화와 각종 규제로 수익성이 저하됐고 카드사간 상품·서비스 차별성도 확보하기 어려워 많은 고객이 있는 선두 카드사들이 유리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해 나가는 게 진짜 실력”이라며 “오늘은 1등 카드사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내딛는 첫 걸음이고 앞으로 사활을 걸고 뛰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알리페이, 카카오, 페이팔 등 IT에 의해 결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현 상황에서 통합 하나카드가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새로운 ICT기반 모바일 결제 주도권을 강화하는데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카드의 출범으로 하나금융그룹은 점유율 8%대의 중위권 카드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카드산업에서 외형과 시장점유율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양적 점유율 확보는 물론이고 두 카드사가 지닌 ‘영역’을 조화롭게 융합할 경우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SK카드는 점유율에서는 하위지만 국내 모바일카드 사업을 이끈 주역이다. 외환카드는 충성도 높은 프리미엄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 ‘신구 조화’라는 평가다.
관건은 하나카드의 색채를 어떻게 가져가고 이원화된 조직을 봉합하는 게 과제로 남아있다.
하나카드는 출범과 함께 7본부 42개팀 4지점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하나카드 브랜드 입지 강화를 위해 ‘브랜드 관리팀’, 해외결제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마케팅팀’을 신설했다.
직원 융합을 위한 전담조직인 ‘변화관리 TFT’도 운영한다. 하지만 외환과 하나SK카드의 조직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만큼 일관된 조직의 정체성을 가져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SK텔레콤과 통신+카드 컨버전스 사업을 국내에 처음 들여온 하나SK카드만의 색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외환카드의 프리미엄 고객을 모바일진영으로 끌어들여 모바일카드의 외형을 확대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과의 어색한 동거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사명에서 SK가 빠진 만큼 후속 지분 조정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카드는 SK전략제휴팀을 통해 SK텔레콤과 시너지 창출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미 외환카드 통합으로 ‘통신융합’ 색채가 상당부분 희석된 만큼 SK텔레콤과의 지분정리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