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번호 260번을 받았다. 한 시간 전부터 들어가려고 했으나 (용역들이) 막아서 결국 못 들어갔다.(김영 신일산업 회장)”
“60여명이 갑자기 떼로 몰려와 잠시 못 들어가게 막은 것이고, 이후 경찰 입회하에 들어오라고 했으나 회사 측에서 오지 않았다.(황귀남 노무사)”
신일산업의 경영진과 투자자의 뜨거운 표대결이 예상됐던 1일 임시주주총회는 이들의 갈등 속에 전혀 다른 양상으로 이어져 결국 주총이 따로 열렸다. 주총 소집권자인 개인투자자 윤대중 씨는 황귀남 노무사 등과 함께 경기도 평택시 가보호텔 지하 1층에서 임시주총을 열었다.
이날 경영진은 용역이 막아서 들어갈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경영진은 지상 1층 회의실에 모여 “정족수 미달로 임시주총은 개최되지 못했고 부결됐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신일산업 측이 연 임시주총은 단 10여분 만에 끝났다. 송권영 신일산업 대표는 “오늘 파행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주주들의 뜻을 다시 한번 수렴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반면 황귀남 노무사와 윤대중 다우에프에이 대표가 주축이 돼 연 임시주총은 예정대로 열렸고 올라온 안건인 대표이사 해임, 이사·감사 선임 등 총 6건은 모두 가결됐다. 황귀남 노무사는 “법원에서 허가한 적법한 임시주총인만큼 가결된 사안들은 등기절차를 밟을 것이고 효력은 즉시 발생한다”며 “임시주총에서 해임된 대표이사가 회사에 근무하는 게 맞지 않으니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시주총에서 인정된 신일산업 총 주식수는 5425만6324주, 주주는 1만1256명이다. 특별결의를 위해서는 발행주식의 3분의 1인 약 1800만주, 일반결의를 하려면 4분의 1인 약 1350만주가 필요하다. 이날 신일산업 경영진 임시주총에 참석한 지분은 약 1200만주로 22.99%였고, 황귀남 노무사 측 주총에 참여한 주식수는 황씨의 의결권이 제한된 218만주를 뺀 약 2552만주로 특별결의 수를 넘는다.
신일산업은 “적대적 M&A 세력이 연 임시주총 취소 소송을 낼 것”이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황 노무사는 “회사 측이 정상적으로 임시주총에 참여했어도 대표이사 해임은 무난하게 결정됐다”며 “우리에게 위임한 주주들의 주식수가 전체의 52%로 경영진 교체에 대한 주주들의 바람을 ‘표’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52% 중 황 노무사의 우호지분은 총 17%가량이다.
이날 경영진과 투자자가 따로 연 임시주총 중 어느 쪽이 적법한 지를 가르는 법적 결과는 빠르면 3주에서 한 달 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