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 ‘염소·불산’ 극미량도 감지… 10배 성능 고감도 검출센서 국산화 개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염소·불산 검출용 고감도 센서 성능

국내 연구진이 기존 유독가스 검출 센서보다 10배 이상 성능을 향상시킨 고감도 센서를 개발했다. 센서 핵심소재의 해외 의존도가 심각한 가운데 이번 개발 성공으로 첨단 센서 국산화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산업현장 안전여건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세라믹기술원(KICET·원장 김민)은 1일 김창열 KICET 기초소재융합본부 박사팀이 ‘염소·불산 검출용 고감도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국내 가스감지기 제조업체 가스트론과 실용화기술 개발과제로 1년간 공동연구 수행 끝에 이룬 성과다.

지난 2012년 구미 유출 사고 이후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진 불산은 반도체 표면처리와 세정공정, 석유 정제, 전자회로와 각종 화학물질 제조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 사용되는 유독성 화학물질이다. 염소 역시 반도체 생산을 비롯한 다양한 공정에 쓰이지만 독성이 강해 주의가 필요하다.

산업현장에서는 이를 검출하기 위해 주로 백금 등 귀금속 소재를 반응 촉매로 하는 센서가 사용된다. 연구진은 이를 니켈옥사이드와 산화망간 등을 조합한 반도성산화물 소재로 대체해 기존 전극소재보다 독성가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설계했다.

기존 불산(HF)센서는 불산 10ppm당 감지 반응전류가 3000나노암페아(nA)정도인데 비해 새로 개발한 센서는 3만5000nA에 달한다. 훨씬 적은 양의 불산도 검출할 수 있을 만큼 민감하다.

염소(Cl₂)센서는 1ppm 이하까지 검출 가능하도록 성능을 향상했다. 기존 염소센서는 반응 기준이 염소농도 2ppm 이상이다.

특히 핵심 센서소재를 국산화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현재 국내 반도체와 화학제품 생산라인에 사용되는 유독가스 검출 센서는 대부분 미국과 독일, 영국, 스위스, 일본 등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 감지기 제조업체도 대부분 핵심 센서소재는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상황이다.

과제에 함께 참여한 가스트론은 장비 신뢰성과 내구성 테스트 등을 거쳐 내년 중 센서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향후 휴대용 감지기와 모바일기기용 센서 시장 진입도 기대된다. 아직까지는 높이 2~3㎝에 동전만한 크기로 모바일기기 탑재가 어렵지만 소형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김창열 박사는 “이번 기술 개발로 국내 센서소재의 취약한 기술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기대하며 “우선 산업용 센서 제품군 국산화로 저변을 넓히고 향후 모바일기기 등 소비재의 첨단센서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소·불산 검출용 고감도 센서 성능 (자료:한국세라믹기술원)>


염소·불산 검출용 고감도 센서 성능 (자료:한국세라믹기술원)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