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발전 릴레이 인터뷰]<2>박추환 영남대 교수

박추환 교수
박추환 교수

“이동통신 시장에서 시장집중도가 강해지면 소비자 편익이 감소한다.”

박추환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이달 출간된 경제연구 논문지 32권 제4호에 실린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의 소비자후생 및 자중손실 분석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 국내 이통시장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이 기간 소비자잉여는 2002년 20조2978억원에서 2013년 24조7965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소비자잉여란 소비자가 사업자에게서 얻을 수 있는 편익 수준을 의미한다. 즉 3만원짜리 서비스를 2만8000원에 이용했다면 2000원어치 소비자잉여가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이통사업자별 소비자잉여는 시장점유율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이 8.2%로 가장 낮았고 KT가 17%, LG유플러스가 103%로 조사됐다. 시장점유율이 가장 낮은 업체의 소비자잉여가 가장 높다고 나온 것이다.

자중손실 비중은 2002년 3조3835억원에서 2013년 3조6130억원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중손실이란 현 시장이 완전경쟁 시장일 때와 비교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국가적 관점에서 소비자가 받아야할 편익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이 같은 손실은 11년간 누적해 42조8000억원에 달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5:3:2 시장구조가 4:3:3으로 완화되면 이 같은 자중손실 규모가 10조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3:3:3일 때는 11조7876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가입자 1인당 매달 이동통신 비용을 3% 인하해줄 수 있는 규모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자중손실을 경제학에서는 데드웨이트 코스트, 즉 완전경쟁 시장에서 최적의 효율성을 가정했을 때와의 차이를 의미한다”면서 “이 수치가 높다는 건 그만큼 많은 비용을 사회적으로 지불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시장지배력이 강화될수록 경쟁이 저하되는 상황이 되풀이될 것으로 봤다. 다른 국가에서도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요금인가제 등 경쟁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틀이 유지돼야 한다”면서 “이통시장 경쟁을 활성화한 다음 판단을 소비자가 하도록 놔두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