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새해 주파수 경매 전쟁을 앞두고 벌써부터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속도 향상과 용량 증설에 유리한 상하향 40㎒ 폭 광대역 주파수를 얻기 위해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됐다. 특히 사용용도 논란이 한창인 700㎒가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용으로 할당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지게 되면 남은 광대역 주파수 확보를 위해 통신사 간 혈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의 내년 주파수 경매 핵심 전략은 ‘광대역 주파수 확보’다. 광대역 주파수는 상향과 하향을 합해 10㎒나 20㎒ 폭인 협대역 주파수보다 투자 대비 효율성이 높다. 롱텀에벌루션(LTE)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주파수집성(CA)을 넘어 3밴드 CA 등으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에 따라 내년 하반기 경매에 나올 광대역 주파수는 2.6㎓, 2.1㎓, 700㎒다. 2.6㎓에는 이미 확보한 40㎒ 폭에 내년까지 20㎒ 폭이 추가된다. 2.6㎓ 대역은 이미 LG유플러스가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한 곳이기 때문에 남은 대역을 두고 SK텔레콤과 KT의 치열한 경합이 예상됐다.
2.1㎓ 대역에서는 2016년 12월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100㎒ 폭을 회수해 최소 60㎒ 폭을 LTE용으로 할당할 계획이다. 현재 SK텔레콤이 60㎒, KT가 40㎒를 3G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로서는 해당 대역을 다시 확보해 광대역으로 활용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KT는 이 대역에서 현재 사용 중인 주파수 중 20㎒ 폭을 LTE로 용도 변경을 신청, 지난 9월 미래부가 이를 허용하면서 ‘대역 선점’ 논란이 일었다. KT는 해당 대역을 활용해 3밴드 CA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아직 용도 변경을 신청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2.1㎓ 대역에서 다른 통신사 견제를 위한 고심에 빠졌다. 주파수 문제로 과거 아이폰 도입에서 소외됐던 뼈아픈 경험이 있어 ‘다른 통신사가 확보한 대역은 우리도 확보해야 한다’는 게 기본 주파수 전략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역시 700㎒다. 다른 대역보다 저주파 대역으로 주파수 효율성이 높아 황금 주파수로 불린다. 재난망 할당 20㎒ 폭을 제외한 88㎒ 폭이 남았다. 광개토플랜에서 통신에 40㎒ 폭을 할당했지만 지상파 방송사 반발로 내년 상반기까지 할당 방안이 재논의된다.
만일 700㎒가 UHD 방송에 할당되면 통신사들은 남은 2.1㎓와 2.6㎓를 두고 혈투를 펼쳐야 한다. 통신사는 세 곳인데 할당되는 광대역 주파수는 두 개뿐이기 때문이다. 700㎒가 없으면 내년 주파수 경매는 무의미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만큼 통신 업계에 700㎒ 주파수가 중요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 통신사 임원은 “700㎒와 2.1㎓, 2.6㎓는 각각 장단점이 있고 회사별 최상의 시나리오에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700㎒의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별로 주파수 확보의 절실함이 달라 주파수 확보의 ‘명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에는 세 주파수 대역 외에도 1.8㎓ 20㎒ 폭도 경매에 나올 전망이다. 700㎒가 포함된다고 가정하면 전체 경매 가능 주파수는 210~230㎒ 폭이다. 통신사들은 광대역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협대역 주파수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로 미뤄볼 때 예측과 실제 결과는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전체 경매 금액 등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광개토플랜 2.0에 따른 2015년 경매 예상 주파수
자료:미래창조과학부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