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펭귄(텐센트), 한국 모바일결제 시장 태풍의 눈으로

중국 거대 공룡 IT기업 텐센트와 하나금융그룹 간 금융사업 협력체제가 구축되면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텐센트는 국내 게임, 콘텐츠 산업에 상당 부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여기에 SNS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금융시장까지 진출한다면 기존 알리페이나 미국 애플페이를 능가하는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거대 펭귄(텐센트), 한국 모바일결제 시장 태풍의 눈으로

텐센트는 중국 최대 온라인과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다.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내에서 금융사업 지배자 1순위다.

두 거대 공룡의 차이점이라면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장한 반면에 텐센트는 메신저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융합했다는 점이다. 다음카카오와 색채가 비슷하다.

텐센트의 경쟁력은 알리페이의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다음카카오 등이 보유한 SNS 플랫폼을 모두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은 6억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온라인 메신저 QQ 또한 가입자 8억명을 넘어섰다. SNS 기반의 사용자를 금융영역으로 유입시키는 데는 텐센트만큼 전문성을 보유한 기업이 없다는 의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5세대 금융창구는 스마트폰이 아닌 SNS플랫폼”이라며 “텐센트가 보유한 금융 플랫폼은 한국에서 알리페이, 애플페이보다 더 친숙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사업에서도 텐센트는 중국 알리바바나 구글, 애플 등과 견주어도 경쟁력이 있다.

위챗과 QQ를 연동해 온라인 결제와 송금서비스, 에스크로 서비스를 집적한 ‘차이푸통(텐페이)’은 2000만명의 유저가 사용 중이다.

텐페이 결제 후 잔액을 운용하는 MMF는 보유금 9조원을 돌파했고 스마트폰 택시 호출 서비스(디디다처) 등 다양한 금융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한국 시장 진출 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세계 메신저 점유율 2위의 프리미엄은 국내 IT기업의 결제 인프라와 비교하면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나금융이 주목하는 부분도 바로 텐센트가 보유한 콘텐츠와 SNS기반의 파생 금융 서비스다.

이번 텐센트와 하나금융의 협력은 IT기업의 모바일결제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사업협력 영역이 수면 위로 나오진 않았지만 두 거대 금융사가 연합하는 것만으로도 모바일 결제 시장에 던져줄 시그널은 막강하다. 다만 한국 금융 규제로 인해 해외 글로벌 기업이 한국시장에서 전통 금융시장을 뛰어넘는 새로운 사업을 펼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텐센트의 한국 금융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국내 금융사 또한 새로운 사업기회와 합종연횡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 현황>


텐센트 현황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