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인간(弘益人間).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천신 환웅이 이 땅에 내려와서 단군을 낳고 나라를 열면서 내세운 건국이념에 다름 아니다. 여기서 ‘인간’은 오늘날처럼 ‘사람’을 뜻하지 않고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뜻한다. 뜻이야 어떻든 인간들이 사는 세상이나 사람을 이롭게 하겠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
최근 만난 한 벤처기업 대표는 사훈을 ‘기(技)홍익인간’으로 삼았다고 했다. 기술로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겠다는 뜻이다. 스마트기기용 푸시 서비스를 하는 이머시브코리아라는 벤처기업이다. 젊고 패기 있는 벤처기업의 사훈답다.
최근 창업 열풍이 불면서 많은 벤처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상당수 창업의 목적은 돈을 많이 벌어 잘 먹고 잘살겠다는 생각들이 내재돼 있는 것 같다.
창업뿐 아니라 직업을 선택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잘 먹고 잘사는 것에 대한 욕망이 가장 우선시된다. 때문에 똑똑하다는 인재들 대부분은 의사, 변호사, 공무원 등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것에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진로를 선택한다. 사회나 부모들 또한 이런 선택을 부추긴다.
하지만 상위 1%의 인재라고 하면 나와 내 가족의 편안한 삶만을 추구하기보다는 국가와 민족, 나아가 인류를 생각하는 포부쯤은 가져야 한다.
한 벤처기업의 ‘기(技)홍익인간’이라는 사훈에는 이런 가치가 잘 반영돼 있다고 본다. 기업인의 역할이 가장 큰 대한민국이지만, 기업인이 존경받지 못하는 것도 이런 가치를 가진 회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치를 가진 기업, 그리고 인재들이 더 많이 나와야 국민들이 기업과 기업인을 존경하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그래서 응원한다. ‘기(技)홍익인간’의 이념을 가진 벤처기업을 말이다. 그래야 경제가 살고, 국가가 흥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