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신화의 대명사인 팬택이 생존과 청산이란 갈림길에 섰다. 새 주인 찾기가 난항을 겪으면서 팬택은 흡사 바람 앞 등불 신세가 됐다.
일각에서는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재무적인 관점에서만 팬택 운명을 재단할 수 없다. 팬택은 국내 유일의 휴대폰 제조벤처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다.
지난 23년간 ICT산업을 상징하는 제조분야 대표 기업으로 미국과 일본 등 선진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디자인만큼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무엇보다 1900여명 임직원과 550여개 협력사의 7만여 임직원 고용을 책임지는 기업이기도 하다.
팬택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저력을 가진 기업이다. 성장과 위기, 그리고 극복의 DNA가 오롯이 남아 있다. 창업 이후 2005년까지 15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56%를 기록했다. 창업 10년 만인 2001년 1조원 매출을 달성했고, 2년 후인 2003년에는 2조원을 넘어섰다. 2005년에 3조원을 돌파하며 한때 전 세계 휴대폰 업계 7위에 등극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2007년에는 유동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성공적으로 재기해 2010년과 2011년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다시 위기를 맞은 팬택. 이번에는 매각을 통해 새로운 부활을 꿈꾼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