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3세대(3G) 이동통신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2.1㎓ 대역의 향후 활용 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같은 대역을 사용하는 KT가 20㎒ 폭을 롱텀에벌루션(LTE) 용으로 전환했고 가입자 증가를 고려하면 LTE 전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3G 고객 보호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 결정이 최우선 과제로 남았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미 2.1㎓ 대역의 3G 주파수는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LTE로 전환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9월 미래창조과학부는 LTE가 WCDMA 진화기술에 포함돼 있어 2.1㎓ 대역 3G 서비스의 LTE 용도 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이용자 보호대책 보고 등 행정절차만 거치면 된다.
SK텔레콤은 2.1㎓ 대역 중 1930~1960㎒, 2120~2150㎒ 등 총 60㎒ 폭을 사용한다. 이 중 20㎒는 이미 LTE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3G용 40㎒ 폭 중 일부를 LTE로 전환하는 것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전히 3G 사용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부가 2016년 말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2.1㎓ 100㎒ 폭을 회수하더라도 최소 40㎒ 폭은 3G와 LTE 음성용으로 남기도록 정책을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순수 3G 사용자뿐만 아니라 LTE 사용자도 음성은 3G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3G 주파수가 줄어들 경우 수도권 등 대도심 사용자들은 품질 저하를 겪을 수 있다.
SK텔레콤 역시 이런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3G 데이터 트래픽은 8429테라바이트로 매달 감소하는 추세다. LG유플러스의 3G 서비스가 없는 것을 감안해 SK텔레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가정하면 여전히 매달 4000테라바이트 정도의 3G 트래픽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만일 SK텔레콤이 2.1㎓의 3G 주파수폭 40㎒ 중 20㎒만 남기고자 한다면 이 폭이 4000테라바이트 정도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그 다음에야 LTE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3G 사용자 감소와 LTE 사용자 증가 추세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SK텔레콤은 기존 사용자의 편익 보호 외에도 글로벌 트렌드, 단말과 칩세트 개발 상황, 투자비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용도 전환은 간단하게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의 주파수 정책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는 섣부른 판단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SK텔레콤의 공식 입장이다.
광대역 주파수는 확보하면 할수록 통신 속도가 빨라지고 처리 용량이 커지기 때문에 모든 통신사가 광대역 주파수 추가 확보를 원하고 있다. 업계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SK텔레콤이 2.1㎓ 대역의 용도 변경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텔레콤 주파수 보유 현황 / 자료:미래부>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