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에 꽂힌 LG, `힘들어도 고군분투`

LED 광원 기술력 앞세워 B2C 공략

LG전자가 세계 프로젝터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진입 초기인 만큼 선발주자들의 두터운 장벽을 넘어야하지만 ‘LED 광원’의 장점과 ‘B2C’를 무기로 특화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4일 LG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 독일법인은 겨울을 맞아 대대적인 가정용 프로젝터 마케팅에 들어갔다. 자사 프로젝터 4종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유럽 디지털 방송 전송규격 DVB-T 대응 안테나와 블루투스 스피커, 블루투스 오디오 수신기, 미니 삼각대 중 원하는 상품 1개를 증정하는 행사다. 추첨을 통해 태블릿PC LG G패드 8.3도 증정한다.

LG전자 미국법인이 지난해 미니빔 TV를 이용해 선보인 비디오 아트 중 강아지 한 마리가 홀로그램 강아지에 반응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미국법인>
LG전자 미국법인이 지난해 미니빔 TV를 이용해 선보인 비디오 아트 중 강아지 한 마리가 홀로그램 강아지에 반응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미국법인>

지난해 미국에서는 ‘미니빔 TV’를 활용한 비디오 아트 프로젝트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미국법인은 비디오 아티스트 ‘후안’과 협업해 도시 곳곳에서 프로젝터를 활용한 공공예술을 선보였다. 선명하고 반응속도가 빠른 LED 광원의 특징과 휴대성을 살려 어디서든 원하는 때에 작품을 벽면에 투영하는 기술력을 자랑한 것이다. 강아지 영상으로 실제 강아지를 착각에 빠지게 하거나 자동차 측면에 프로젝터를 장착해 날아오르는 로켓의 이미지를 입히기도 했다.

이처럼 LG전자가 프로젝터 시장에 적극적인 이유는 ‘LED 광원’과 ‘B2C’ 시장 개척이다. LED는 기존 할로겐 광원과 비교해 예열 시간이 필요 없어 즉시 쓸 수 있는데다 전력 소모량도 15%에 불과하다. 배터리 구동을 가능하게 만들어 휴대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로 LG전자가 B2C에 프로젝터를 밀 수 있는 자신감이다. 여기에 휴대성까지 더해 최근의 캠핑 문화 확산과 발맞춘 야외 수요도 겨냥했다.

LG전자가 지난 7월 출시한 블루투스 미니빔 TV 프로젝터 <전자신문DB>
LG전자가 지난 7월 출시한 블루투스 미니빔 TV 프로젝터 <전자신문DB>

하지만 LG전자는 세계 프로젝터 시장에서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 실정이다. 엡손, 소니, 옵토마 등 선발주자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로겐 광원 시절 프로젝터 기술력을 쌓은 일본 업계의 기술 경쟁력과 브랜드 파워도 엄청나다. 프로젝터의 주 수요처인 B2B 시장을 중심으로 쌓아놓은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를 ‘프로젝터의 B2C화’로 뛰어넘는다는 계획이다. 액정 디스플레이보다 대형화면 구현에 비용이 저렴한 점, LED 광원 기술의 향상으로 과거 300안시루멘이었던 밝기를 1000안시루멘으로 끌어올린 기술 경쟁력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특히 집안 어디서든 원하는 자세로 볼 수 있는 간편함은 LG전자가 개척한 시장이라는 평가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니빔 TV는 사무기기로 인식되던 프로젝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며 “틈새시장 제품으로서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