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IM부문 승진자 최소화...조직 슬림화 의지 확인

올해 IM(IT·모바일)부문의 실적 부진은 임원 승진 인사에서도 그대로 들어났다. 삼성전자는 IM 임원을 대폭 줄이며 조직 슬림화 의지를 확인했다. 4일 발표된 삼성전자 부사장 인사에 이름을 올린 21명중 IM부문 승진자는 최경식 무선전략마케팅실 전무와 최윤호 무선지원팀장(전무), 윤두표 무선 글로벌 CS팀장 3명뿐이다. 전무 승진자 중 32명 중 IM부문 승진자는 6명에 그쳤다. 승진자가 거의 없어 당초 200여명 수준이던 IM임원은 150여명으로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50여명은 다른 계열사로 이동했거나 회사를 떠났다는 관측이다.

이번 임원 승진 인사에서 IM 인력이 소외될 것은 이미 예견된 바다. 신종균 IM부문 사장이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유임됐지만 이돈주 무선전략마케팅실장, 김재권 무선글로벌운영실장, 이철환 무선개발실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삼성전자는 후임 사장을 선임하지 않은 것은 물론 홍원표 미디어솔루션센터(MSC)장을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으로 전환하며 공석이 된 MSC센터장 자리를 비워뒀다. 사장단 이하 임원 규모 축소로 올해 중국 브랜드의 저가 공세에 고전한 IM부문이 급변하는 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상필벌을 중시하는 삼성에서 올해 부진했던 IM부문 임원 줄이기에 나선 것”이라며 “경고 메시지를 분명히 하며 빠른 의사결정으로 중국 브랜드가 주도하는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임원 인사 후 IM부문이 무선사업부 전반적인 인원 줄이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IM인력의 80% 몰린 무선사업부에 몸담고 있다.

임원 인사를 최소화했지만 개인적 역량을 인정받은 인사는 승진의 기회를 잡았다. 문준 신임 상무는 부장 승진 1년 만에 상무로 진급했다.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는 기간은 보통 4년이다. 문 상무는 통신 네트워크 개발 전문가로 스마트 LTE(롱텀에볼루션) 솔루션 기술을 최초 개발한 인물로 2010년 말부터 지금까지 네트워크사업부 에어기술랩장을 맡아왔다. 역량을 발휘한 해외 인사들도 임원으로 발탁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33세의 인도계 과학자 프라나브 미스트리다.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 소속인 프라나브 상무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지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젊은 과학자 35명`에 포함된 인물이다. 삼성전자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 기어 새 모델을 제안했고 전방위(360도) 3차원(3D) 영상 촬영 카메라를 개발해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