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해외직구 돌풍 속의 영토싸움

[전문가 기고]해외직구 돌풍 속의 영토싸움

국내 소비자들의 이른바 ‘해외직구’가 올해 들어 53%까지 폭증했다고 한다. 쇼핑철을 알리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대목까지 줄줄이 대기 중이다. 대목 중 대목이다. 쇼핑 국경은 무너진 지 오래다. 이를 가능케 한 원동력은 단연 ‘모바일’이다.

아예 카카오톡과 네이버 밴드는 소액 결제를 가능케 했다. 모바일 결제와 관련된 ‘핀테크’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통신사, 카드사, 포털업체 할 것 없이 뭉치고 흩어지길 반복한다.

기업들은 ‘국경 없는 영토 싸움’의 탄피를 고객과의 디지털 소통으로 장전하고 있다.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조차 기업과 디지털 소통이 가능하길 원한다. 옴니채널이 주목받는 이유다.

더 이상 대형 마트에서 산지 직송 고등어를 40% 싸게 판다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모습은 볼 수 없을 것이다. 백화점 정기 세일을 알리는 현수막도 사라질지도 모른다. 왜일까.

옴니채널은 기업에는 ‘마법’ 같은 유통 방식이지만 동시에 독이 될 수 있다. 고객의 입김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따라서 나는 고객과의 소통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오프라인 매장의 ‘부활’과 ‘진화’다. 지금껏 매장은 물건을 한데 모은 곳에 불과했다. 또, 여기를 방문한 모든 고객에게 똑같은 할인 이벤트를 해왔다. 이제는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할인 혜택을 제시해야 한다. 위치기반 서비스와 메시지 푸시 기술이 이를 도울 것이다. 일례로 한 남성 소비자가 매장 앞 쇼윈도에 전시된 목걸이를 보고 있을 때 실시간으로 전시 상품 정보와 할인 혜택 등이 모바일로 전송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한 명’의 고객이다. 연령별, 소득별, 지역별 등의 통계 수준의 분석은 의미를 잃은 지 오래다. ‘평균의 종말’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이제는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한 1인 맞춤형 서비스는 필수다.

미국의 신생 유통업체인 ‘플루이드’는 인지컴퓨팅 서비스를 도입했다. 의아할 수밖에 없다. 인지컴퓨팅과 쇼핑은 쉽게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단순했다. 고객이 플루이드 쇼핑 앱을 이용해 노스페이스의 산악용 재킷과 운동화를 고를 때 사람보다 더 많이 아는 왓슨(IBM 슈퍼컴퓨터)이 대답해주길 원한 것이다. 콜센터 직원보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시하고 사소한 불편사항까지 개선해주는 등의 마이크로 밸류 마케팅 활동에 대한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이 보유한 채널 간 소통을 유연하게 하라. 부산에 있는 물류창고와 강남 본점 매장이 서로 훤히 볼 수 있어야 한다. 또 인천 콜센터와 본사 마케팅팀이 같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소비자는 모바일 쇼핑 중 장바구니에 담아뒀던 품목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가 가능하길 바란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눌렀던 상품의 할인 쿠폰을 원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리서치는 2020년에는 100억 이상의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와 장치들이 고객의 ‘포켓’이나 손안에서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 했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디지털 경험을 통해 소통을 심화하고 1인 고객의 심리와 요구를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해 실시간으로 대응함으로써 진화된 고객 관계 형성에 집중할 때다.

윤혜영 한국IBM 상무 hyyoon@kr.ib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