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50인치 이상의 대형 패널을 탑재하는 TV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설 전망이다. TV 대형화를 유도하면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디스플레이 업계의 대응도 강화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의 얼굴’로 불리는 TV에서 주력모델이 빠르게 ‘대면적’ 추세로 전환됐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새해에는 50인치 이상의 패널을 탑재한 TV 비중이 최초로 20%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2년 1분기 5.3%에 불과했던 50인치 이상 비중은 2013년 10%를 넘어서고 지난 3분기에는 19.4%에 달했다.
패널 사이즈가 커질수록 당연히 패널 가격도 올라간다. TV 시장에서 50인치 패널의 매출(금액) 비중은 지난 3분기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내년 2분기에는 4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제조사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패널 공급량보다는 대형 패널 판매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TV 화면 크기는 과거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프리미엄 패널 판매를 늘리고 싶어 하는 디스플레이·TV 제조사의 욕구에다 보다 양질의 화면을 원하는 소비자의 선호도가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 2위 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도 TV 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대응을 강화한다. 두 회사는 이미 TV 패널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해 왔다. 보급형 패널에서는 중국 등 후발업체와의 가격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는 만큼 대형 고가 패널 위주의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대형 패널 생산체계를 보강했다. 최근 파주에서 가동을 시작한 E4라인은 한 번의 공정에서 기존 3장만 나오던 55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6장까지 생산할 수 있다. 65인치 패널도 회당 공정에서 기존 한 장이던 생산량을 석 장까지 늘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등 프리미엄 제품과 대형화를 연계한 차별화된 기술로 시장 주도권을 보다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는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도 대형 패널 진출 확대를 꾀하기로 했다. 프리미엄 패널은 물론이고 보급형 대형 LCD 패널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접근이다. 과도한 것으로 지적되는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50인치대 TV가 주력 모델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UHD, 커브드 등 프리미엄 전략과 함께 대형 패널 위주의 시장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 TV시장 50인치 이상 패널 탑재 비중(단위:%)
*자료: 디스플레이서치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