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인사]SK텔레콤, ‘안정’보다 ‘변화’ 택했다

SK텔레콤은 ‘안정’보다는 ‘변화’를 택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시장점유율 고착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마케팅 전략과 수익모델 발굴이 지상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4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온 하성민 사장 대신 비교적 젊은 장동현 SK플래닛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발탁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됐다.

SK텔레콤은 여전히 시장 절반을 점유한 1위 사업자다. 하지만 지난 3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 줄었다. LG유플러스 영업이익이 17%, KT가 9% 상승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요금인가제 폐지 여부는 불투명하고 음성접속료의 비대칭규제가 사라질지도 미지수다.

단통법 이후 통신 시장은 과거와 같은 보조금 경쟁이 아니라 서비스 모델로 경쟁하는 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동현 사장은 과거 경영과 전략기획, 마케팅 경험을 살려 SK텔레콤의 새로운 경쟁력을 키우는 중책을 맡았다. 플랫폼과 콘텐츠, 모바일 커머스 등을 앞세운 SK플래닛과 협력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장 사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산업공학 석사를 마친 후 1991년 유공(현 SK이노베이션)에 입사했다. 2000년 SK텔레콤으로 자리를 옮겨 경영기획실장, 전략기획부문장, 마케팅부문장, SK플래닛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했다. 누구보다 SK텔레콤의 사업 영역을 폭넓게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다.

[SK그룹 인사]SK텔레콤, ‘안정’보다 ‘변화’ 택했다

SK텔레콤은 신임 사장 임명과 함께 대규모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사업총괄을 MNO총괄과 플랫폼총괄 등으로 이원화했다.

이형희 부사장이 진두지휘하는 MNO 총괄은 이동통신은 물론 마케팅, 네트워크, 기업솔루션 사업 일체를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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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O 총괄의 행보은 이동통신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다.

플랫폼총괄 신설은 향후 플랫폼 비즈니스를 주요 수익모델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T전화’ 등의 통화플랫폼뿐만 아니라 고객 만족도를 제고할 신규 플랫폼을 개발하고 보강하겠다는 의도다. 사물인터넷(IoT)이 발전하면서 향후 IT 시장 주도권이 플랫폼 시장 중심으로 흘러갈 것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장 신임 사장이 플랫폼총괄을 겸직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이 외에도 사업개발부문을 글로벌사업개발부문으로 재편했다. SK텔레콤과 SK플래닛의 유기적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게 목적이다. 중장기 연구개발(R&D) 기능을 담당할 종합기술원을 신설해 기술기반 성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조직개편과 함께 대규모 임원 인사도 이뤄졌다. 이형희 전 CR부문장이 MNO총괄 겸 기업솔루션부문장을 겸직하게 됐다. 위의석 상품기획부문장은 플랫폼사업부문장을 겸직한다. 이 외에도 사업총괄을 비롯한 주요 부문장과 투자회사 대표의 교체를 단행했다.

[SK그룹 인사]SK텔레콤, ‘안정’보다 ‘변화’ 택했다
[SK그룹 인사]SK텔레콤, ‘안정’보다 ‘변화’ 택했다
SK PS&M 사장
SK PS&M 사장

SK브로드밴드 사장에는 이인찬 전 마케팅부문장이 선임됐다. 신임 이 사장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정보통신산업연구실장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06년 SK경영경제연구소 정보통신연구실장으로 부임했다. 이후 SK(주) 사업지원2실장과 SK텔레콤 마케팅전략본부장을 거쳐 SK브로드밴드 마케팅부문장으로 일해 왔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기가인터넷 대전에서 SK브로드밴드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임무를 맡았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