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차세대 프리미엄 TV의 주도권을 놓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퀀텀닷(QD)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격돌한다. OLED는 명암비와 반응속도 등에서 탁월한 우수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차세대 TV의 패권을 노린다. 퀀텀닷은 큰 가격 상승 없이도 색 재현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무기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새해 차세대 TV 주도권 확보를 놓고 TV·디스플레이 업체 간 치열한 자존심 경쟁이 예고됐다. 특히 ‘LCD-LED-3D-스마트-UHD-커브드’의 뒤를 이을 새로운 TV 콘셉트가 OLED가 될 것인지 아니면 QD일 것인지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LG전자·LG디스플레이는 앞선 기술력을 소구하며 OLED를 차세대 주력 TV로 만들기 위해 집중하고 있고 관련 기술이 없는 삼성전자와 중국·일본 업체 다수는 QD TV로 내년 시장 확대를 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연초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5부터 OLED와 QD 간 기술·신제품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적으로는 OLED가 앞서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무한 명암비에다 반응속도, 시야각에서 OLED는 현존 디스플레이 기술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가격이 높고 LG 이외에 함께 시장을 이끌 기술진영(세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부담이다.
QD는 기존 LCD 패널에 별도 시트만 붙여서 LCD TV 색재현성을 OLED에 가깝게 만들 수 있다. 공정이 단순하고 투자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 게 강점이다. 다만 차세대 기술이라기보다는 LCD의 변형 틈새 기술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증권은 내년 OLED와 QD TV의 출하량을 각각 80만대, 350만대로 전망했다. 2016년 출하는 각각 170만대, 1000만대로 점쳤다.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내년 고급형 TV시장은 사이즈 대형화가 용이하고 합리적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QD가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OLED TV의 시장 확산 여부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다. 신한금융투자는 55인치 OLED TV가 2000달러까지 떨어지는지를 대중화의 핵심 포인트로 꼽았다. 소한철 애널리스트는 “수율 개선으로 내년 4분기에는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OLED 패널 원가가 1000달러 이하로 떨어지고 TV가격도 2000달러까지 떨어지면 본격적인 대중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OLED와 QD의 경쟁은 세계 TV시장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 싸움 양상으로 흐를 전망이다. 10년 연속 TV판매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는 내년 QD TV에 공격적 마케팅 자원을 투입할 전망이다. 주요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마케팅 능력을 확보한 것은 삼성 TV의 큰 강점이다.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OLED TV 대응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이외에 중국, 일본 등 주요 TV제조사도 QD 대열에 합류를 예고한 상태다.
LG는 그룹차원의 ‘OLED 총공세’를 예고했다. LG디스플레이는 여상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OLED 사업의 획기적 강화를 선언했다. LG전자는 OLED로 이 부문 승부수를 띄울 방침이다. 우군 확대를 위해 일본·중국 TV제조사에 OLED 패널 공급도 타진 중이다. 지난주 LG디스플레이가 OLED 재료업체인 일본 이데미쓰코산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도 OLED 세 확산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표. OLED와 QD 디스플레이 비교 / *자료: 업계>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