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증착, 접착필름(OCA)에서 접착 레진(OCR)으로 중심 축 이동

광접착레진(OCR)이 터치스크린패널(TSP) 소재 시장 구도를 흔들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와 TSP를 부착하는데 광접착필름(OCA)이 쓰였지만 곡면 디자인을 채택한 스마트폰이 늘면서 OCR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OCA 국산화에 힘겹게 성공한 국내 업체들이 이제는 OCR 기술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4 엣지에 OCA 대신 광접착레진(OCR)을 적용했다. 스마트폰 TSP에는 인듐주석산화물(ITO) 등 다양한 센서층이 증착된다. 4~6개에 이르는 필름·절연층을 붙이는 데 OCA가 주로 쓰였다. 3M이 독점 생산하다 몇 년 전부터 LG하우시스 등 국내 업체들이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고가 스마트폰에 OCA 대신 OCR가 쓰이면서 국내업체는 다시 해외업체의 뒤를 따라가야 하는 실정이다.

곡면 디스플레이를 채택하지 않았지만 OCA 대신 OCR을 쓰는 스마트폰 업체도 있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지난 2011년부터 스마트폰 TSP에 OCA 대신 OCR를 쓰고 있다. OCA를 써서 디스플레이와 TSP를 부착하면 아주 얇은 공기층이 생기는데, 빛이 난반사되면서 화면이 흐려질 수 있다. 애플은 공기층을 레진으로 채워 디스플레이 투과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자연광 아래서도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애플은 스마트폰 외 태블릿PC에도 OCR를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신제품 개발에 OCR를 일부 적용하고 있다. 향후 TSP 소재 시장이 OCA에서 OCR로 바뀔 수 있는 이유다.

소재 업계 한 관계자는 “OCR는 알프스 등 일본 업체들이 주로 생산해 국내 세트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며 “레진 등 소재뿐 아니라 OCR 장비 기술 확보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OCR 수요가 늘고 있지만 OCA 시장이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적지 않다. OCR가 OCA보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생산 수율을 잡기 까다롭고 비용도 비싸기 때문이다. 실제로 폭스콘 등 전자제품제조전문기업(EMS)들은 비싼 비용 탓에 제조 공정 중 OCR 비중을 줄이고 OCA를 다시 채택한 사례가 있다. 당분간 OCR은 고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OCR 제조 기술이 개선돼 OCA와 가격 경쟁을 벌일 수 있다면 후방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현재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OCR로 생산 수율을 안정화할 만한 경쟁력을 가진 제조업체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