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VoD, 유료방송 비즈니스 모델 바꾼다

[이슈분석]VoD, 유료방송 비즈니스 모델 바꾼다

주문형비디오(VoD)가 유료방송 업계의 핵심 수익 모델로 급부상했다.

양방향 서비스 기반 디지털 방송 보급과 스마트기기 대중화로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방송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VoD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케이블TV, IPTV 등 유료방송 업계는 가입자가 매월 납부하는 수신료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았다.

하지만 최근 수년 간 유료방송 시장은 가입자 포화 상태에 빠진 상태다. 각 유료방송 사업자는 콘텐츠 판매 수익은 물론이고 부가적으로 광고 수입까지 올릴 수 있는 VoD 시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수신료·가입자 성장세 넘어선 VoD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KT가 기록한 IPTV 서비스 수신료 수입 규모는 전년 대비 19.4% 증가한 2850억원으로 나타났다. 2012년 수신료 수입은 2011년보다 63.5% 늘어난 23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96만8000명을 집계된 KT IPTV 가입자 수 증가율은 2013년 23.2%, 2012년 43.4%로 각각 조사됐다.

이에 비해 VoD 매출 규모는 2011년 746억2900만원, 2012년 1271억8400만원(70.4% 상승), 2013년 1716억8600만원(34.9% 상승)으로 급증하면서 매년 수신료·가입자 수 성장세를 넘어섰다.

문지형 KT미디어허브 과장은 “그동안 IPTV 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 수를 확보한 것은 물론이고 클라우드 DVD, 평생 소장 VoD 등 다양한 VoD 상품을 선보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VoD 매출도 고속 신장세를 지속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지난해 벌어들인 VoD 매출 규모는 각각 739억300만원, 496억3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48.8%, 45.2%씩 성장했다. 기존 가입자는 물론이고 전년 대비 50만명 이상 늘어난 신규 가입자가 VoD 매출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CJ헬로비전, 티브로드, 씨앤앰, 현대HCN 케이블TV 업계 4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지난해 벌어들인 총 VoD 매출 규모는 1132억4700만원으로 나타났다. 849억원에 그친 전년 대비 33.3% 수직 상승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기준 케이블TV 업계에서 가장 많은 디지털 가입자(201만 가구)를 보유했던 CJ헬로비전이 426억73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다. 씨앤앰 350억6200만원, 티브로드 246억8500만원, 현대HCN 108억27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기준으로 전체 케이블TV 방송 가입 가구 수는 1478만가량이다. 이 가운데 VoD를 구매·시청 할 수 있는 디지털 방송 가입 가구 수는 704만으로 약 47.4%를 차지했다. 향후 디지털 방송 전환 가구 증가 속도에 따라 케이블TV 업계의 VoD 매출 규모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민희 의원실은 “사실상 가입자 증가세가 정체된 케이블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VoD 수익 증가율도 전년 대비 갑절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유료방송 가입자가 갈수록 VoD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고 수입 증가 효과도

VoD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료방송 사업자가 VoD를 제공하면서 벌어들이는 광고 수입도 동반 상승세를 탔다.

최민희 의원실에 따르면 IPTV 3사와 MSO 4사의 VoD 광고 수입 규모는 지난 2011년 142억원에서 지난해 390억원으로 약 2.7배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 6월까지 전년 대비 67%를 넘어선 것을 감안, 단순 계산으로 60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VoD 매출을 올린 KT는 VoD 광고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KT가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벌어들인 누적 VoD 광고 수입은 495억4800만원이다. 이는 7개사 전체 누적 VoD 광고 매출 규모 988억6300만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7개사 가운데 VoD 매출 비중 18.3%를 기록한 SK브로드밴드는 누적 VoD 광고 수입 비중이 25.6%(252억8300만원)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10.6%(104억4800만원)을 차지했다. IPTV 3사가 7개사 누적 VoD 광고 매출 수익(988억6300만원) 가운데 86%를 차지한 셈이다.

케이블TV 업계는 57억4300만원을 벌어들인 CJ헬로비전이 가장 많은 VoD 광고 수입을 벌어들였다. 씨앤앰(52억6300만원), 현대HCN(14억8500만원), 티브로드(10억9300만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월 정액 가입자 잡아라

유료방송 업계는 월 정액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1회성 VoD 시청에 그치는 가입자를 월 정액 가입자로 전환해 안정적으로 VoD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SK브로드밴드가 최근 IPTV 서비스 B tv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VoD 콘텐츠를 1만편 확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다양한 장르의 방송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 가입자에게 VoD 체험 시청의 기회를 제공해 월 정액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쿠폰, 마일리지 등으로 월 정액 VoD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와 유료방송·N스크린 VoD를 함께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민희 의원실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4년 6월까지 유료방송 7개사가 VoD 월 정액 가입자로부터 벌어들인 수입은 3045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VoD 매출 규모의 26.6%에 불과하다. 7개사 월 정액 서비스 가입자 수는 지난해 기준 전체 가입자 수(1984만6000명)의 10% 수준인 191만명 가량으로 나타났다.

최민희 의원실은 “나머지 73% 매출은 필요에 따라 자신이 보고 싶은 VoD를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구매한 이용자에게서 벌어들인 수입”이라며 “시청자들이 VoD를 월 정액으로 시청하기보다 1회성으로 시청하는 사례가 많은 것을 보여 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