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나노기술원, 나노분야 전문인력양성기관 입지 구축

지난 5년간 15세에서 29세 사이 청년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경기도 연령별 취업자 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9년 395만7000명에서 2013년 379만3000명으로 4.1% 줄었다.

경기도 내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이 한국나노기술원이 진행중인 나노융합기술인력양성 과정에 참여, 첨단 클린룸에서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내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이 한국나노기술원이 진행중인 나노융합기술인력양성 과정에 참여, 첨단 클린룸에서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나노기술원(원장 김희중)이 산업통상자원부와 경기도, 경기도교육청 지원을 받아 운영 중인 나노융합기술인력 양성사업에서 2년 연속 100%에 육박하는 취업률을 기록해 화제다.

한국나노기술원은 사업 첫해인 지난해 구직자의 98%를 취업시킨데 이어 올해 상반기 졸업생은 100% 취업률을 기록했다. 하반기 교육생 가운데도 이미 절반 이상이 조기 취업한 상태다. 국내 최고의 나노분야 전문인력양성기관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진 셈이다.

지난해에는 상·하반기 두 차례로 나눠 총 77명을 교육했다. 이 가운데 대학진학자를 제외한 구직자의 98%에 해당하는 61명이 도내 기술 강소기업에 취업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취업한 학생도 적지 않다.

올해도 상반기 수료생 30명 가운데 대학진학자 4명을 제외한 26명이 전원 취업했다. 하반기 교육생 34명 가운데도 25명이 조기 취업했다.

◇산업통상부 시행 도제식 현장교육

한국나노기술원이 운영하는 특성화고 대상 나노융합기술인력양성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하고 경기도와 경기도 교육청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경기도 소재 특성화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가운데 취업희망자를 대상으로 학기당 30명 내외를 선발해 6개월 과정으로 운영한다.

한국나노기술원이 보유한 첨단시설과 장비 및 전문인력을 교육에 활용하는 것이 포인트다. 나노반도체 장비 운영과 공정기술 및 LED, 태양전지, 측정분석기술 등 첨단기술 이론과 실습교육을 함께 실시한다. 특히 한국나노기술원 연구기술 인력이 멘토로 나서 지원하고, 전체 교육 시간의 60% 이상을 실습 중심으로 구성했다.

한국나노기술원이 보유한 반도체 팹(FAB)을 활용해 실제 반도체 환경에서 교육을 진행한다. 유럽의 도제식 교육 형태로 전문가와 멘토링을 통해 60% 이상을 실습으로 구성해 연수 혼합형 실무중심 창의인재 양성 교육이라는 점이 타 프로그램과 차별화된다.

학생들이 직접 반도체를 제작해 봄으로써 창의적이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인재로 성장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이런 강점 덕분에 수료생 채용을 희망하는 강소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상의 교육 만족도 보여줘

교육과정 만족도는 최상이다. 지난 6월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교육과정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기업의 94%가 이와 같은 전문 기술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95%는 수료생을 채용할 의사가 있거나 고려해보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 과정을 수료한 학생을 채용해 팹에서 근무시키고 있는 코리아인스트루먼트의 박한호 인사담당 책임은 “임직원들은 전체적인 평가에서 일반 신입 직원에 비해 근무환경 적응 및 업무 애해도가 상당히 높다고 평가한다. 별도 직급을 만들어 기존 고졸 채용자와 차별을 두는 방안을 조정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수행하는 공정에서 기술력을 더 습득해 단순 업무를 수행하는 오퍼레이터가 아닌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로서 역할을 수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높은 기대를 보였다.

교육 참여 학생들 반응도 고무적이다. 최근 광학필더와 카메라모듈 등 전자부품 업체 나노스에 취업, 홀센서 사업부 칩 개발파트에 근무중인 박태휘군은 “고졸 취업자는 대부분 생산현장에서 일하는데 연구개발 지원인력으로 일하게 됐다”며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업무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익힌 것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육생인 조희성군은 “나노기술이나 반도체 공정 관련 기술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한국나노기술원에서 이론과 실습 교육을 받은 덕분에 회사 현장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후배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3차년도 교육생 모집 나서

한국나노기술원은 취업에 성공한 수료생의 95% 이상이 경기도 내 기술 강소기업에 취업, 지역경제 발전과 청소년 실업해소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내년 2월부터 시작하는 3차년도 사업에서도 100% 취업이라는 기록을 이어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국나노기술원은 이를 위해 지난 8일부터 19일까지 3년차 상반기 교육생을 모집 중이다. 경기도 소재 특성화고 재학생으로 2016년 2월 졸업예정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나노융합기술인력 양성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안동구 책임연구원은 “올해 수료생의 95% 이상이 전자·반도체 업종 기술 강소기업에 취업해 연구개발 지원인력으로 일하고 있다”며 “이 사업이 빠르게 정착할 수 있었던 데는 클린룸이라는 첨단 시설과 고가의 반도체 공정장비를 활용해야 하는 나노·반도체 교육의 특성을 잘 반영한 산업통상자원부 정책적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