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아시아를 깨워라 "스마트폰·콘텐츠 성장 아시아 시장이 열쇠"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가별 한국 게임 수출 비중동남아 주요 국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된 정보통신기술(ICT) 수출금액은 1589억달러(약 175조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ICT 수출액은 2014년 기준(11월까지) 우리나라 전체 수출 중 30.3%를 차지하며 ‘외화벌이 효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ICT 수출은 숫자상으로 견고해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주력 품종의 경쟁력 약화 현상이 뚜렷하다. 최근 국내 ICT 수출 동향은 ‘스마트폰 관련 수출 감소’로 정리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스마트폰 수출금액은 2013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6% 줄었다. 피쳐폰을 포함한 휴대폰 전체로 보면 2013년 같은 기간에 비해 6.3% 감소했다.

샤오미 등 가격을 내세운 중국발 스마트폰 공급이 늘어난 것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발 황색 돌풍은 이미 아시아 전역을 덮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화웨이·레노버·샤오미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업체 9곳의 세계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31.3%로 삼성·LG의 점유율 30.1%를 넘어섰다.

◇중국발 스마트폰 돌풍 아시아 노린다

중국 로컬 제조사가 만든 스마트폰이 각광받는 것은 우리나라에 꼭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만은 아니다.

일례로 국내 스마트폰 부품 업계에는 지난해 중국 스마프폰 업체에 공급하는 부품 공급량이 재작년에 비해 약 40~50%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세트(완제품) 업체가 고전하는 사이 후방 업체들이 활로를 찾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중국 스마트폰 약진은 장기적으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한 ICT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산 스마트폰에 국내 제조사가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면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중심으로 성장한 국내 ICT 경쟁력 훼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트레이드증권에 따르면 레노버·샤오미·화웨이·ZTE·쿨패드 등 주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5곳 해외수출 비중 평균은 2013년 2분기 14%에서 2014년 2분기에 31%로 치솟았다.

김현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2012~2013년만 해도 중국 업체들 수출비중은 14%에 불과해 내수전용 업체나 다름없었지만 1년 만에 31%까지 증가했다”며 “중국 빅4 업체 평균 수출비중은 36.6%에 달해 더 이상 로컬에만 의존하는 업체들이 아니”라고 말했다.

열쇠는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전역에 있다. 6억명에 이르는 인구를 가진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스마트폰 성장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인도 스마트폰 판매는 2013년 동기 대비 82%, 직전분기 대비 27% 늘었다.

Gfk아시아에 따르면 2012년 한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주요 7개 국가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1800만대를 기록했다. 2010년 8%였던 동남아시아 모바일 시장 스마트폰 보급률은 2011년 26%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동남아시아 시장 스마트폰 판매량이 폭증한 것은 저가 중국산 스마트폰을 수입했기 때문이다. Gfk아시아에 조사에 따르면 2012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지 300개가 넘는 중국산 스마트폰 브랜드가 유통됐는데 그 중 대다수는 159위안짜리 저가였다.

반면 국내 제조사 점유율은 떨어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테크놀로지마켓리서치에 따르면 2013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삼성전자 휴대폰 시장 점유율(판매대수 기준)은 △인도네시아 30%에서 22%로 △말레이시아 35%에서 18%로 △필리핀 22%에서 15%로 △태국 41%에서 20%로 △베트남 35%에서 30%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애플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시장 점유율이 감소했지만 필리핀(4%에서 7%로 상승), 태국(10%에서 15%로 상승), 베트남(4%에서 10%로 상승) 증가했다.

구매력이 있는 곳에서는 애플 아이폰이 고가 시장을 잡고 중저가 이하는 중국산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는 샌드위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 중소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고가 시장에 주력했던 국내 대기업이 프리미엄라인에서는 애플에 저가에서는 중국에 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향후 2~3년 내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저가 스마트폰 모델 교체 바람이 불텐데 이를 잡는 것이 북미, 유럽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 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게임·방송 콘텐츠도 아시아 한류가 중요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콘텐츠 역시 아시아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츠는 다른 ICT 수출 부문보다 문화적 배경이 비슷한 아시아권에 진출하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게임은 아시아를 향한 디지털 한류의 첨병이다. 2014 게임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2013년 국가별 게임 수출 비중은 중국(33.4%), 일본(20.8%), 동남아(18.8%) 북미(14.3%), 유럽(3.9%) 순이었다. 아시아권이 무려 전체 73%를 차지한다.

게임 수출 변수는 모바일과 중국이다. 최대 수출국인 중국은 온라인게임 시장이 성숙하고 자국산업 보호 정책이 지속되어 수출 기여도가 크게 높아지기 어렵다.

세계적으로 모바일게임이 PC·온라인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것도 국내 산업계가 가진 고민거리다.

방송 콘텐츠 수출 역시 아시아 비중이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조사한 2012년 방송프로그램 국가별 수출액 비중을 보면 일본이 62.4%로 가장 높고 이어 대만 8.1%, 미국 7.0%, 중국 6.1% 순이었다. 기타 아시아 지역(14.9%)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 방송 프로그램 수출의 91.5%가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된 셈이다.

콘진원은 2013년 작성한 ‘문화콘텐츠 해외진출 방안’ 보고서에서 “일본과 중국은 시장매력도와 수출경쟁력이 모두 높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시장규모가 적은 편이나 문화적 장벽이 낮아 수출경쟁력이 높은 편”이라며 “특히 태국과 베트남에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대중적 시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013년 6월~2014년 6월 동남아 주요 국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 출처: 카운터포인트테크놀로지마켓리서치>


2013년 6월~2014년 6월 동남아 주요 국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 / 출처: 카운터포인트테크놀로지마켓리서치

<국가별 한국 게임 수출 비중 / 출처: 2014 게임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국가별 한국 게임 수출 비중 / 출처: 2014 게임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