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용사들이 ‘구름’ 타고 돌아왔다.”
모바일 스마트시대 진입 이후 침체를 거듭해온 오라클과 IBM이 ‘클라우드’로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고 CNBC와 블룸버그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이들의 전통 텃밭인 하드웨어 장비나 컨설팅·소프트웨어 등이 아닌, 차세대 수종사업으로 꼽히는 클라우드에서 돌파구를 찾았다는 데 외신들은 주목한다.
이날 오라클이 발표한 2분기 회계연도(9~11월) 실적에 따르면, 매출이 96억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오라클이 당초 시장의 예상치(95억달러)를 웃도는 실적을 달성한 것은 4분기 만에 처음이다. 주당 순익도 69센트로, 전망치(68센트)를 상회했다.
호실적의 견인차는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 제품군이다. 이 기간 오라클의 소프트웨어 매출은 전년비 5% 증가한 73억달러다. 특히, 기업고객 가입 증가에 따른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45%나 성장한 5억1600만달러를 기록했다. 내년에는 10억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래리 엘리슨 회장이 컨퍼런스콜에서 말했다.
최근 1년 6개월 간 전 세계에 데이터 기반설비를 4배 이상 늘린 IBM도 클라우드 덕을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클라우드 사업부문에서만 44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올 들어서도 3분기 현재 전년 동기 대비 50%의 가파른 성장세다.
물론 전체 매출(940억달러)에서 클라우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하지만 성장률만 따진다면 IBM 내 사업부 중 단연 최고다.
IBM은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에퀴닉스와 파트너십 체결, 미국과 호주,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에 9곳의 클라우드 센터를 개설했다. 독일과 멕시코 등지에도 클라우드 컴퓨터 설비를 신규 구축할 예정이다.
옛 경쟁상대였던 HP나 EMC(VM웨어) 등과도 손잡고 기업고객들에게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저가에 제공한다. 고객 시스템의 호환성 강화를 위해서는 SAP와 마이크로소프트, 텐센트, AT&T, 인텔 등 타 글로벌 IT업체와의 연대도 마다않는다.
그 결과, 루프트한자를 비롯해 ABN암로, WPP, 욱스 이노베이션스, 다우워터 등을 신규 고객으로 유치했다. 신규 스마트 교통시스템 구축 작업이 한창인 영국 국영 운송기관(NEGP)과도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는 엔젤 루이즈 디아즈 IBM 부사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IBM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에 있어 ‘대약진의 해’(breakthrough year)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