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TV업계 디지털 전환율이 매월 1%를 밑도는 저조한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올해 5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문형비디오(VoD) 시장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방송 전환율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이 요구됐다.
18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전체 케이블TV 방송 가입자 1478만 가구 가운데 디지털방송 가입자는 47.7%(704만 가구)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집계된 40.5% 대비 7.2%포인트(P) 상승, 월 평균 0.6%P 성장하는 데 그쳤다. 단순 계산으로 12월까지 49%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내 50%를 돌파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케이블TV 업계는 오는 2017년 100%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 추세를 감안하면 목표 기간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유료방송 업계의 중론이다.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규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전체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전월보다 1만명가량 줄었다. IPTV 가입자 수가 최근 1000만명을 돌파하며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격화되면서 케이블TV 가입자가 IPTV, 위성TV 등 경쟁 플랫폼으로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IPTV 결합상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디지털 전환 시 인상되는 월 요금에 부담을 느끼는 아날로그 가입자도 많다”고 설명했다.
케이블TV 업계의 디지털 전환율이 더딘 성장이 지속되면서 VoD 매출 규모도 IPTV 업계와 격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CJ헬로비전, 티브로드, 씨앤앰, 현대HCN 케이블TV 4사가 지난 6월까지 벌어들인 올해 VoD 매출 규모는 637억원가량이다. 이는 KT가 기록한 982억원에 무려 200억원 이상 뒤쳐진다. IPTV 3사의 전체 매출 1862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3분의 1 수준이다.
올해 유료방송 업계의 VoD 매출 규모가 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지만 케이블TV 업계는 773만명(10월 기준)에 달하는 아날로그 가입자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케이블TV 방송업계 관계자는 “수십 개 채널을 기본 제공하는 아날로그 방송 서비스를 유지하는 가입자가 많아 디지털 방송 전환 수요가 적을 수 밖에 없다”며 “업계의 지속적 마케팅·홍보는 물론이고 유료방송을 신속하게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기 위해 의무전송채널 최소화 등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케이블TV 디지털 방송 전환율 변화 추이(단위:명, %) / 자료: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