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등 4개 공기업이 계열사 부당지원과 갑의 횡포 등 불공정행위로 총 154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위는 한국전력,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가스공사의 계열회사 부당지원 행위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각종 불이익 제공 행위 등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총 154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18일 밝혔다.
한전과 6개 발전자회사는 계열사와 한전 퇴직자의 재직회사를 부당지원하고, 공사대금을 부당 회수·감액한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위는 총 106억700만원의 과징금과 4억5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동서·남부·남동·서부·중부발전 5개 발전자회사는 한전 요청에 따라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수의계약을 통해 높은 낙찰률을 적용, 한전산업개발을 지원했다.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6개 발전자회사는 정보기술(IT) 관련 단순상품 구매과정에서 계열사인 한전KDN이 거래액의 10% 수준인 ‘통행세’를 취득하게 해줬다. 한전은 자사 퇴직자 재직회사인 전우실업을 수의계약으로 부당지원하기도 했다. 한전은 거래업체에 공사대금을 부당 회수·감액하거나 협력업체에 대가 지급 없이 자사 업무를 대행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안전순찰업무’를 수의계약으로 퇴직자 설립회사에 맡기는 등 부당지원했다.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 기간 거래업체에 현장 유지·관리 의무를 부과하며 관련 비용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한 사실도 드러났다. 자사 사정으로 휴게소 광고시설물 설치 계약이 해지돼도 철거비용 등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철도공사는 주차장 사업시 부지사용 대가를 크게 낮춰주는 방식으로 자사가 대주주인 코레일네트웍스를 지원했다. 거래업체의 공사대금을 부당 회수·감액한 사실도 적발됐다. 철도공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코레일유통은 자사 사정으로 계약이 해지돼도 광고대행사에 광고시설물 철거비용 등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했다.
가스공사는 자사 귀책사유로 공사기간이 연장되거나 중단돼도 간접비·보증수수료·지연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거래 상대의 귀책사유가 없는 데도 설계변경이 부적절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하며 당초 계액금액보다 감액해 준공금을 지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김재중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이번에 제재한 4개 공기업 외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의 불공정거래 혐의 사건도 조만간 처리할 예정”이라며 “새해에도 공기업의 불공정행위를 지속 감시하고 위법행위 적발 시 엄중 제재해 거래질서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