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몇 일 뒤인 새해 1월 1일부로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의 2차 관세 인하가 단행됩니다. IT산업이나 자동차 등 전 산업분야에서 양국간 교류와 협력의 기회가 한층 다채로워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윌리암 패터슨 주한호주대사는 한·호주FTA 공식 발효를 맞아 전자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선진 IT산업과 호주의 기반 인프라 등 양국간 시너지가 가능한 ‘황금 조합’을 강조했다.
패터슨 대사는 “한국은 IT분야에서 우수한 하드웨어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며 “반면, 호주는 소프트웨어와 혁신 응용제품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호주정부는 현재 1250억 호주달러(약 112조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확충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는 한국 IT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패터슨 대사는 “호주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 사회기반시설만 건설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이른바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주된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은 스마트시티 등의 구축 경험이 풍부한, 전세계에 몇 안되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의 정책 추진 경험을 공유하고 스마트 인프라 구축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패터슨 대사의 설명이다. 특히 그는 한국의 스마트 대중교통 시스템과 스마트 통신 분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돼 오는 2019년 마무리되는 호주의 ‘국가 광대역통신망 구축 프로젝트(NBN)’는 호주의 통신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당장 FTA체결에 따라 광섬유 케이블에 대한 수요가 기대된다. NBN을 기반으로 한국의 우수 IT기업들이 호주에 들어와 전자상거래나 헬스케어, e러닝, 게임 등의 분야에 뛰어들 수도 있다.
한국은 이미 스마트폰 등 다수의 IT제품을 호주로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FTA가 본격 발효되면 소프트웨어나 앱 개발에서 양국간 협력 모델이 많이 나올 것으로 패터슨 대사는 내다봤다.
“호주의 ICT산업은 헬스케어나 교육 분야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호주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들이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한·호주FTA의 부수 효과중 하나는 스타트업 등 창업·투자 관련 환경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이다.
패터슨 대사는 “한·호주FTA의 첫 성과물은 ‘양국간 시청각 공동제작 협정’이었다”며 “영화나 애니메이션, 방송 프로그램 등 시청각 공동제작 촉진을 위해 양국간 시청각 공동제작 협정이 FTA협정의 부속서로 포함되면서 이 분야 기업들의 협력이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협정에 따라 양국간 공동제작물에 대해서는 국내 제작물과 동일한 혜택을 부여, 향후 한국 시청각물의 호주시장 진출에 진출하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투자에 대한 양국 정부간 각종 규제 장벽도 낮아져, 스타트업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패터슨 대사는 “스타트업에게 있어 마중물 역할을 하는 초기자금 제공이 향후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한·호주FTA를 통해 호주에 투자하는 한국인에 대해서는 미국과 뉴질랜드에게 제공하는 수준의 외국인투자 유치책을 동등 지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윌리암 패터슨
1949년 호주생
1972 호주 멜버른대 졸업(문학사 전공)
1972 호주외교부 입사
1976-1978 주이라크호주대사관 이등서기관
1981-1984 주오스트리아호주대사관 일등서기관(주헝가리·국제원자력기구·국제연합 근무 포함)
1984-1987 호주외교통상부 핵업무 및 핵안전조치과장
1987-1991 주미호주대사관 참사관 겸 정보팀장
2000 호주외교부장관 비서실장 겸 수석비서관
2001-2002 호주정부 대테러특별대책본부 본부장
2003-2004 호주외교통상부 동남아국 국장
2004-2008 주태국호주대사
2008-2013 호주 대테러대사
2012-2013 호주외교통상부 국제안보국 국장
2013 4월~현재 주한호주대사(비상주 북한·몽골 겸임대사)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