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금융, 중기 지원으로 내수 활성화 힘 보태야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 투자확대가 일자리 창출과 가계 소득 증대로 이어지고, 다시 소비 확대와 내수 활성화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각 연결고리에서 막혀있는 부분이 풀릴 때 선순환 구조의 물꼬가 터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권, 기업이 내수진작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특히 각 연결고리를 푸는 과정에서 금융이 역할을 해야 한다.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지원으로 내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투자의 불확실성이 큰 경우 위험공유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수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실제로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위험공유가 잘 이뤄진 것으로 평가됐지만, 외환위기를 계기로 이 같은 상황이 반전됐다. 위험공유 대신 경쟁력이 약한 중소기업과 내수산업으로 위험이 전가돼 관련 산업이 위축됐다. 결국 수출 대기업은 외환위기를 예상보다 빠르게 극복한 반면, 중소기업의 침체는 장기화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피하려면 투자의 불확실성에 처한 중소기업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투자 리스크를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 리스크를 일부 공유하는 방식으로 자금조달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금융부문이 대기업에게 금리 인하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중소기업과 투자 리스크를 분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능하다.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 시 대기업이 신용을 공여하는 방식도 있다.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이나 생산한 상품에 대한 판매망 다변화를 지원하는 금융 지원도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마케팅, 해외진출 비용 등을 위한 금융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다. 또 경쟁력 있는 기술 중소기업에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요구된다.

중소기업의 주기별 금융지원 방안을 세분화하는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창업초기 기업은 위험도가 크지만 필요로 하는 자금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상용화 단계에서는 위험은 다소 작아지지만, 양산과 마케팅을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가 대폭 늘어난다.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 성장 단계 중소기업은 위험이 가장 낮다.

금융권은 중소기업의 발전 단계에 맞춰 엔젤펀드, 모태펀드, 정책자금, 채권, 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