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업계 겨울 호황 이제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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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업계에 겨울 호황이라는 말이 사라졌다. 그동안 늘어나는 전열기 사용으로 겨울은 발전사들에 여름을 넘어서는 최대 호황기였지만 지금은 공급능력이 증가하면서 가동 지시만 기다리는 발전소가 적지 않다.

23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국가 전력 사용량은 계속해서 늘고 있지만 첨두 부하를 담당하고 있는 가스복합발전소들의 가동 일수는 반대로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발전사의 경우 지난 12월 1일부터 18일까지 발전량이 450만㎿h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640만㎿h와 비교할 때 약 30% 가까이 발전량이 줄었다. B발전사도 12월 발전량이 지난해 보다 절반가량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소 증가로 전력수급 상황이 호전되면서 지난해 겨울부터 매출 감소 추세가 있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지금까지 겨울은 발전업계가 반기는 계절이었다. 발전소 가동 일수가 늘어나는 것과 더불어 효율이 낮은 노후 발전기까지 가동하면서 전력 가격도 덩달아 상승해 호실적이 가능한 시기였다. 이에 따라 대다수 발전사들은 전력사용량이 낮은 봄과 가을에 발전소를 정비하고 여름과 겨울에 풀가동을 해왔던 게 관행이었다. 발전사들의 겨울 매출 하락은 최근 업계 전반의 불황을 의미하는 셈이다.

발전업계는 지금의 불황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 전력 사용량의 꾸준한 증가에도 공급능력은 여전히 여유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겨울 최대전력 추이는 지난 겨울보다 원전 3기에서 5기 정도의 더 많은 전력 사용량을 보이고 있지만 예비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8015만㎾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17일에도 예비율은 11%였다. 특히 이날에는 감축한 전력을 사고파는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움직이면서 166만㎾의 전력을 추가 감축하기도 했다.

전력 도매시장 가격도 ㎾h당 150원대 이하에서 보합세를 보이며 지난 겨울 대비 10~20원가량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고원가 노후발전소를 가동하지 않다보니 가격 상승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전력 사용량이 급증해도 과거와 달리 수요자원 거래시장이라는 가격 안정화 장치가 있는 점도 발전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흑자 경영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의 시장 요인이 당분간 없다는 점이 위협”이라며 “이르면 내년부터 주요 발전사들 가운데 적자로 돌아서는 곳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주일간 최대전력 현황 비교

자료: 전력거래소

발전 업계 겨울 호황 이제는 옛말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