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만 해도 삼성은 저가 주문자상표제방식(OEM) 업체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난 20년동안 삼성은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해 해외 기업의 모범사례(Best Practice)를 접목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금융권도 해외 진출 성공을 위해서는 삼성 DNA를 습득해 금융 해외 비즈니스 모델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90년 초반 삼성은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해 ‘신경영 정책’을 시작했다.
‘신경영’은 삼성의 기존 경영모델에 전략 수립, 인재관리, 보상 측면에서 미국과 유럽의 우수 사례들을 접목하는 것이다. 인재관리 측면에서 외부인력을 채용하고 내부 인력을 해외로 파견해 삼성 문화를 변화에 더욱 개방적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해외 현지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다.
삼성의 인재관리 방법중 하나인 ‘삼성 지역 전문가 제도’가 대표적이다.
매년 200명의 재능 있는 젊은 인재를 12주의 집중 어학 코스를 마친 후 1년 동안 해외로 파견한다. 6개월 동안 해야 하는 일은 파견국의 언어를 익히고 친구를 사귀거나 여행을 하는 등 네트워크 구축이다. 회사와 관련된 업무는 하지 않아도 된다. 학교나 연구소에 등록해야할 의무, 현지 지사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그 다음 6개월은 스스로 선택한 독립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현지 언어는 물론이고 현지 문화, 법규, 인맥 등을 관리할 수 있는 현장 전문가 과정을 거친다.
도입 초기인 1990년대에는 주로 선진국에 파견됐지만, 2000년대 이후 인도, 중국,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국 지역 파견 비중을 80% 정도로 늘렸다.
삼성은 지역전문가 제도를 통해 미래 진출할 시장에 대한 정보 습득을 하고, 인적네트워크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축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단기 성과에 집중하는 은행들이 생각해봐야할 대목이다.
지역 전문가 제도는 이건희 회장의 지시로 시작됐다. 현재 지역전문가들은 본사나 국내외 사업부문 주요 직위에 복귀해 해외기업 성공사례에 관련된 정보를 분석해 삼성에 도입하는 주요 임무를 맡고 있다.
삼성의 지역전문가 제도는 2014년 누적 파견인원 5000명을 돌파했고, 2013년 기준 세계 80개국, 170여개 도시에 4700명을 파견했다. 삼성은 지난 24년간 직원 체재비와 기타 경비를 포함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다.
<[표]삼성 지역전문가 제도 개요>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