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등 중국기업이 보유한 우리나라 게임관련 기업 지분은 2014년 현재 약 1조원대로 집계된다.
최근 1~2년간 온라인게임사, 모바일게임사, 플랫폼사를 막론하고 전방위적 투자가 이뤄졌다.
2015년에도 중국 자본 유입은 계속될 전망이다. 텐센트를 비롯해 넷이즈 등 전통적인 강호는 물론 롱투 등 신진 세력이 △한국 게임기업에 투자하거나 △국산게임을 중국으로 가져가고 △중국게임을 국내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본의 진출은 최근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하는 국내 게임업계에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당장 단비로 여겨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산업 종속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중국게임공작위원회(GPC)에 따르면 2013년 중국 게임시장 매출액은 831억7000만위안(약14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성장했고 2008년 185억6000만위안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했다.
2013년 기준 중국 내에서 개발된 온라인게임 매출액은 476억6000만위안으로, 전체 온라인게임 시장의 88.8%를 차지해 국산화 비중도 높다. 탄탄한 내수를 기반으로 수출도 조금씩 늘려가는 추세다.
윤형섭 상명대 교수는 “미국과 유럽, 일본이 아직 콘솔게임 위주로 산업을 육성하는데 비해 온라인게임을 주력으로 개발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중국과 우리나라 정도”라며 “중국은 규모나 기술력 면에서 우리나라 온라인게임 산업을 위협하는 요소로 이미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게임 개발력은 이미 우리나라와 동등하거나 일부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을 앞세워 국내 게임업계에 투자하는 것은 ‘잠재적인 경쟁자’를 제거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중국이 네트워킹 모바일 게임 등 일부 분야에서 아직 우리나라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은 자국 인터넷 인프라 부족 문제 때문”이라며 “중국 게임업계 개발력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98~100%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해답은 신규 시장 개척과 패러다임 전환에 있다. 20년간 시장을 개척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업계가 게임 산업에서 새로운 영역을 다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홍 숭실대 교수는 “차이나자본에 맞대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결국 기존 산업이 아닌 새로운 영역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며 “기능성게임이나 플랫폼 경계를 허문 클라우드 게임 등 새로운 발상으로 독보적인 역량을 다시 쌓아야 하는 것이 새해 국내 게임업계가 고민해야할 과제”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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