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픽처스가 대반격에 나섰다. 사이버 및 물리적 테러 위협에 굴복했던 소니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온라인 네트워크는 물론 오프라인 영화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전격 개봉했다.
소니는 독립 영화관을 통한 인터뷰 상영 계획과 별도로 지난 24일(현지시각)부터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이 영화를 전 세계에 배포하기 시작했다.
구글 ‘플레이’와 ‘유튜브 무비’,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비디오’, 또 소니가 자체 제작한 웹사이트(www.seetheinterview.com) 등 인터넷 비디오 플랫폼을 통해 주문형비디오(VOD) 형식으로 이 영화를 유료로 관람할 수 있다.
소니는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25일 오전 3시) 이들 플랫폼에 인터뷰를 일제히 업로드하고 회당 5.99달러(6600원)에 보거나 14.99달러(1만6500원)에 다운로드받아 이용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소니는 유튜브에 올린 이 영화에 대한 설명에서 상영 시간이 1시간52분11초이고 영어로 제작됐으며 관람 등급은 ‘R’(Restricted·17세 미만 청소년은 부모나 성인 보호자 동반 요망)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린턴 소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낸 성명에서 “표현의 자유를 해치려는 집단에 의해 회사와 직원들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이 영화를 배포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볼 수 있게 디지털 배포 방식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솔직히 우리는 이 영화를 상영할 수 있으리라고 예상할 수 없었다”면서 “하지만, 지금 우리의 싸움이 무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사이버 범죄가 결코 우리에게 침묵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소니 측은 이 영화를 취급할 콘텐츠 공급자를 계속 물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케이블 또는 위성 TV 사업자 가운데 이 영화를 VOD 형태로 방영하겠다고 나선 곳은 아직 없다.
소니는 53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VOD 웹사이트 넷플릭스와 영화 상영을 놓고 협의 중이나 아직 계약이 구체화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소니의 온라인 배포 결정은 전날 미국 전역의 300여 개 독립 영화관에서 25일 성탄절에 이 영화를 개봉한다고 밝힌 뒤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김창욱 기자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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