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통신시장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으로 시작해 단통법으로 저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만큼 단통법이 모든 이슈를 집어삼킨 해였다. 단통법은 ‘보조금 대신 서비스 경쟁을 하라’는 말로 정리된다. 이 법이 10월 1일 시행되자 ‘왜 싸게 사는 걸 막느냐’는 비판이 거셌다. 한 달 후에는 ‘아이폰6 대란’이 터지면서 존폐 기로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면서 긍정적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우선 거래가 뚝 끊겼던 이동통신 시장이 단통법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고가요금제 가입자가 줄어든 대신 중저가요금제 가입자가 늘었다. 부가서비스 가입 건수도 급락했다. 불필요한 고가요금제나 부가서비스로 고객을 유혹하던 관행이 근절되면서 휴대폰 유통시장이 개선되는 과정으로 해석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아이폰6 대란을 일으킨 이통사 임원을 형사고발하고, 이통사 및 유통망에 과징금(과태료)을 부과하는 단호한 조치로 단통법 수호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신휴대폰 가격인하, 실질적 통신비 인하 등 단통법 효과가 더 나타날지 차분히 지켜볼 때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