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수결손 13조 육박…새해까지 4년 연속 세수부족

올해 정부 예산에 비해 부족한 국세수입 규모가 1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다. 새해에도 세수가 모자랄 것으로 점쳐져 4년 연속 세수 부족 사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2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1~10월 실적을 바탕으로 국세수입 실적을 재점검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이 기존 예상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예산정책처는 1~7월 실적을 토대로 올해 세수결손을 10조7000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예산정책처는 8~10월 실적이 당초 기대했던 세수 증가율을 밑돌아 올해 결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수정 전망했다. 예산정책처는 올해 세수결손 규모가 기존 전망보다 1조~2조원가량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13조원에 가까운 세수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2조8000억원 규모 세수결손을 기록한 후 지난해 8조5000억원으로 세 배 이상 세수 부족 규모가 커졌다. 올해 역시 적게는 11조7000억원에서 많게는 12조7000억원에 이르는 세수결손이 예상된다. 지난해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하는 셈이다.

새해에도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세수결손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4년 연속 국세 수입이 정부 예산을 밑도는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4년간 누적 결손액은 최소 27조~28조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예산정책처는 “내년 경기가 예상한 정도의 회복세를 보이지 못할 가능성이 증대함에 따라 세수 역시 당초 전망을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예산정책처는 세수결손이 심해진 원인으로 “내수경기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기업 실적 악화가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상장법인의 전년 동기 대비 순익 증가율은 올해 1분기 4.1%에서 2분기 1.6%로 증가세가 둔화한 데 이어 3분기에는 감소세(-11.9%)로 돌아섰다. 여기에 환율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원화 환산 수입액이 줄면서 부가가치세와 관세 징수 실적이 나빠진 것도 세수결손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잡아 예산을 짜다 보니 해마다 세수결손 규모가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올해 세수결손이 10조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수결손으로 인해 정부가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고 집행하지 않는 불용 예산 규모가 커지고, 연말게 돈이 바닥난 정부가 재정집행을 사실상 중단하는 ‘재정절벽’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