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엔·KT뮤직, 올해 음원시장서 `최고 실적`

로엔엔터테인먼트와 KT뮤직이 올해 디지털 음원시장에서 최고의 실적을 냈다. 통신사 연계 스마트폰 이용자 증대와 스트리밍 활성화의 수혜를 입은 결과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30일 로엔엔터테인먼트, KT뮤직의 지난 3분기까지 음원콘텐츠 매출이 각각 34.4%와 90.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엔은 ‘멜론’ 등의 음원서비스 사업에서만 3분기까지 매출 2121억원을 기록, 연간 매출 3000억원을 바라보게 됐다. 지난해 전체 매출 2525억원 대비 30%가 넘는 성장률이다.

KT뮤직은 지난해 KT로부터 ‘지니뮤직’을 인수하면서 올해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올해 3분기까지 음악사업 매출은 636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535악원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3분기까지 관련 매출 363억원 대비 90.9%에 이르는 신장률이다.

이는 경쟁사업자인 CJ E&M, 네오위즈인터넷, 소리바다 등과 대조적이다.

CJ E&M 음원 사업 분야는 지난 3분기까지 1246억원으로 전년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고, 네오위즈 음원서비스 사업은 341익원으로 오히려 22억원(6.0%)가량 감소했다. 소리바다 음원콘텐츠 매출은 126억원으로 전년대비 28억원(18.1%)이나 줄었다.

로엔과 KT뮤직이 이처럼 가파른 성장을 한 데는 통신사와 제휴를 통해 가입자 확보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 음악업계 관계자는 “멜론의 경우 SK텔레콤과 제휴 관계를 맺고 지속적으로 요금제와 연계한 상품을 출시해 고객을 유입하는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로엔의 음원사이트인 멜론은 SKT와 제휴한 다양한 음악서비스로 통신사 가입자 대상 프로모션을 연중 진행 중이다.

KT뮤직은 지난해 ‘지니뮤직’ 인수와 함께 KT 요금제와 연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코리안클릭 기준 지난 3분기 지니 방문자수는 287만명으로 엠넷닷컴(182만명)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음원 스트리밍 가격 상승도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스트리밍 음원 저작권 사용료가 종량제로 전환했고 사업자들도 이를 반영해 가격을 50%가량 인상했다. 이 수혜를 일부 업체가 본 셈이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5월부터 음원 스트리밍 저작권 사용료가 2배 인상되면서 사업자도 인상분을 반영했다”며 “그 수혜가 고객이 몰린 상위 사업자에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신사 관련 기업이 실적 상승세가 두드러지다보니 경쟁업체들은 불공정 이슈를 제기하기도 한다. 한 음원서비스업체 관계자는 “이들 서비스 가입자 기반이 통신사와 연계된 사례가 많다”며 “음원시장의 진정한 발전과 공정성을 위해서는 서비스 품질로 경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