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KBS)가 새해 구글 크롬캐스트에 뉴스 콘텐츠를 공급한다. 지상파 방송사가 동글형 OTT(Over The Top) 시장에 직접 진출하면서 향후 유료방송과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지상파 방송사는 유료방송 사업자와 합의한 재송신 계약 범위가 TV·PC·모바일에 한정된 것을 감안해 동글형 OTT에는 방송 콘텐츠를 공급하지 않았다.
KBS가 크롬캐스트를 새로운 콘텐츠 유통 채널로 낙점하면서 향후 지상파 방송사가 동글형 OTT 시장을 공략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KBS는 새해부터 현재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 기반 스마트폰에서 ‘KBS 뉴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청할 수 있는 뉴스 콘텐츠를 구글 크롬캐스트에 공급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상파 방송사가 유료방송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동글형 OTT 서비스에 직접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첫 사례다.
KBS 관계자는 “새해부터 시청자가 KBS 뉴스 콘텐츠를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안드로이드 OS의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활용해 모바일 앱 기능을 구글 크롬캐스트에서 구현토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롬캐스트는 구글코리아가 지난 5월 국내에 출시한 미디어 플레이어 장치다. N스크린 서비스 전문업체 CJ헬로비전 ‘티빙’, SK플래닛 ‘호핀’이 방송 콘텐츠를 제공했지만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은 시청할 수 없었다. 지상파 3사와 N스크린 서비스 사업자가 재송신 대가 계약에 합의하지 못한 탓이다. 실제 지상파 방송사는 CJ헬로비전과 SK플래닛을 대상으로 크롬캐스트에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뉴스 콘텐츠는 물론이고 시사, 다큐멘터리, 인터넷 전용 프로그램 등을 함께 크롬캐스트에 공급할 계획이다. TV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시청 형태가 모바일 디바이스와 OTT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조치로 풀이됐다.
KBS는 기존 모바일·온라인 서비스와 동일하게 크롬캐스트에서도 뉴스는 무료로, 일부 장르의 주문형비디오(VoD)는 유료로 제공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KBS의 방송 콘텐츠 판매 성과에 따라 향후 문화방송(MBC)과 에스비에스(SBS)가 동글형 OTT 시장에 직접 진출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KBS 관계자는 “급변하는 디지털 모바일 환경 속에서 크롬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 처음”이라며 “일부 방송 콘텐츠는 TV 정규방송 전에 온라인에서 먼저 3분 분량 빨리 보기 서비스, 온라인 전용 매거진 형태로 제공해 웹·모바일 접근성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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