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규모 펀드 출범…올해 한중 합작 콘텐츠 판 커진다

올해 2000억원 규모 한중 콘텐츠 펀드가 조성되면서 한중 합작 콘텐츠 제작에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7월 한중 영화공동제작협정에서 합의한 대로 이달 중 한중콘텐츠공동 펀드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중 문화콘텐츠 공동 펀드는 당시 양국이 각각 1000억원 펀드를 조성해 양국 기업이 참여하는 합작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문화콘텐츠 제작에 투자를 목적으로 제안됐다. 이 가운데 양국 정부는 각 400억원을 펀드에 출자하기로 했다. 이처럼 공동으로 제작해 만들어진 작품은 자국 작품으로 인정될 수 있다.

문화부 담당자는 “1월 중 MOU 교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이후 양국 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5월께는 투자와 자금 운용, 공동 제작 조건 등 세부사항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부사항이 결정되면 상반기 내에 공고를 내고 연내 펀드를 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한중 문화콘텐츠 공동 펀드가 조성되면 가장 활발한 공동 제작이 기대되는 분야는 영화와 방송이다. 여기에 한·중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그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수 있다.

CJ E&M은 지난 2013년 ‘이별계약’을 한중 합작으로 만들어 중국 박스오피스 역대 8위 성적을 낸데 이어 올해 ‘평안도’와 ‘20세여 다시 한번’을 합작해 내놓을 예정이다.

CJ 외에도 쇼박스와 화이브라더스가 ‘마지막 소원’을, CRI필름이 ‘폴라로이드’를 영화사 아침이 ‘화산’ 등을 공동 제작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 기업이 중국과 공동 제작에 나서는 데는 중국의 영화 및 방송산업 규제를 비켜갈 수 있는 기회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영화산업의 경우 중국에서 매년 30%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지만 쿼터제를 통해 외국 기업에는 문호를 제한하고 있다. 방송이나 게임 콘텐츠 역시 외산 제품 진입을 규제로 막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는 2013년에만 637편 영화가 제작됐고 273편 작품이 극장에서 상영됐다. 극장 수입은 217억6900만위안(한화 3조8000억원)이고 극장 관객수는 6억100만명에 이른다 극장 수 역시 3200개, 스크린수 2만여개로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9배 더 큰 시장이다.

한 영화 업계 관계자는 “중국 영화시장은 매년 30%씩 성장하는 할리우드에 이어 세계 2위의 영화시장이면서도 규제로 진입이 어려운 시장”이라며 “한중 문화콘텐츠 공동 펀드 조성과 FTA 체결은 중국 진출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