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출한 해외 반도체 기업들이 새로운 사물인터넷(Io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업계 지형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차세대 시장이라는 점에서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고군분투하고 있다.
4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관련 반도체 시장은 올해 19% 성장해 56억달러(약 6조1600억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24.3% 성장해 2018년에는 115억달러(약 12조6400억원) 시장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2018년 사물인터넷 반도체 매출의 65%는 칩(IC)에서 나오고 35%는 광학, 센서·액추에이터, 디스크리트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사물인터넷 주요 분야는 스마트그리드, 스마트 도로, 지능형 가로등 등 스마트시티 관련 시장을 비롯해 물류, 의료, 공장 등을 포괄하는 산업용 인터넷, 웨어러블 시스템, 지능형 자동차, 스마트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각 분야 비중은 스마트 시티 37%, 산업용 인터넷 36%, 지능형 자동차 13%, 스마트홈 10%, 웨어러블 시스템 4%로 전망했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기존 강점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가졌지만 사물인터넷 시장을 발판 삼지 않으면 향후 경쟁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다. 인텔, 프리스케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 유수 기업이 일제히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인텔은 사물인터넷 플랫폼부터 각 요소 기술에 이르기까지 전체 시장을 포괄하고 있다. 5세대 무선통신을 지원하는 저전력 고성능 기술, 보안, 에너지 효율성을 핵심 기술로 꼽았다.
특히 사물인터넷을 적용해 생활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에너지 절감, 환경 보호 등을 실제 구현한 사례를 발굴하는데 적극적이다. 실생활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효과를 입증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국가별 사례 발굴에 집중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중견·중소기업은 물론이고 대형 IT서비스 사업자와의 협력을 추진 중이다.
프리스케일은 보안, 확장성, 에너지 효율성을 핵심으로 삼고 기존 제품의 성능과 기능을 높여 사물인터넷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배터리로 동작하는 센서를 장착한 사물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작은 크기로도 장시간 작동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티브 넬슨 프리스케일 마케팅 플랫폼 디렉터는 “사물인터넷 성장을 이끄는 두 가지 큰 요소는 보안과 개인정보보호”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바이스 정보가 중간에 유출·변경되지 않고 클라우드까지 전송하는 견고한 보안 기술과 기업이 수집한 사용자 데이터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사용하는지가 2015년 사물인터넷 시장을 움직이는 주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TI는 기존 강점을 가진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무선 연결, 전력관리, 디지털신호처리(DLP) 등의 분야 기술력을 사물인터넷 시장에 접목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능형 자동차, 스마트 홈, 산업용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생태계도 조성·확대하고 있다. 현재 18개 관련 기업이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으며 기업이 빠르게 클라우드에 연결해 TI 기반의 사물인터넷 솔루션을 이용하도록 지원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