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토종 게임투자 펀드 속속 결성…`차이나 머니` 대항마로

‘차이나 머니’에 맞선 토종 게임투자 펀드가 새해 잇따라 운영된다.

벤처캐피털(VC)은 물론이고 대형 온라인게임사, 신흥 모바일게임사가 국내 게임 투자에 속속 뛰어들면서 1~2년 새 급격히 늘어난 중국 자본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데브시스터즈는 1일 게임을 주력 대상으로 한 100억원 규모 투자펀드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를 위해 최근 자체 펀드 ‘데브시스터즈 벤처스’를 만들었다. 데브시스터즈는 모바일게임 ‘쿠키런’ 등을 개발한 게임사로 지난해 10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데브시스터즈 벤처스는 100억원 규모로 조성돼 새해 상반기 게임 등 신규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신규 투자는 물론이고 한국 게임산업과 생태계에 보탬이 되는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데이토즈와 스마일게이트도 지난달 300억원 규모 ‘애니팡’ 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게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 디지털콘텐츠 기술, 플랫폼 기반 기술에 중점 투자한다.

선데이토즈는 모바일게임 ‘애니팡’ 시리즈로, 스마일게이트는 온라인 1인칭슈팅(FPS)게임 ‘크로스파이어’로 성공을 거둔 게임사로 업계 신진세력으로 분류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들 게임사들은 높은 영업이익률과 현금을 보유했지만 아직 쓸 곳을 찾지 못해 투자여력이 기존 업체들에 비해 높다”며 “초반 성공을 이어가고자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마련해야 하는 것도 신진세력발 투자가 늘어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등 기존 대형 업체도 국내 기업 투자를 대폭 늘린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게임개발사를 잇따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신생 인디게임 개발사 ‘노븐’에 투자하는 등 손길을 확장 중이다. 넥슨도 지난해 ‘넵튠’을 비롯한 다수 모바일게임사에 투자를 단행했다.

권영식 넷마블게임즈 대표는 지난해 CJ 그룹과 물적 분할 이후 “텐센트로부터 받은 투자금을 게임개발과 개발사 인수 등에 쓸 것”이라며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자본시장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7월부터 게임 1세대들을 주축으로 한 100억원 규모 ‘게임인펀드’를 운용 중이다. 지난달 첫 투자기업으로 나임엠인터랙티브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중국 기업은 최근 2년여간 한국 게임기업에 1조원가량을 쏟아부으며 콘텐츠를 입도선매식으로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