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새 주인 찾기가 해를 넘겼다. 지난해 말까지로 정해졌던 새 주인 찾기가 기한을 넘기면서 팬택의 운명은 다시 법원 판단에 놓이게 됐다.
팬택 매각을 진행 중인 삼정KPMG 관계자는 “여전히 팬택을 인수할 투자자를 찾고 있다”며 “적합한 투자자 찾기가 해를 넘겼지만 법원이 별도 판단을 내릴 때까지 당분간 매각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팬택 관계자 역시 “두 곳 정도와 구체적 협상을 하고 있지만 아직 분명한 인수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신년 연휴가 끝나는 다음주 법원의 판단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새 주인 찾기가 난항을 겪으면서 매각 요건도 완화되는 분위기다. 당초 김포공장 분리 매각을 강하게 부정했지만 현재는 조건에 따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삼정KPMG 관계자는 “김포공장 분리 매각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며 “투자자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특허권 매각에 대해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삼정KPMG 관계자는 “팬택의 전체 매각을 위한 협상이지 일부 지적재산을 팔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특허권만 따로 매각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서울중앙지법은 팬택 매각 진행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투자자 찾기 기한 연장이냐 청산이냐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정KPMG의 보고를 꾸준히 받아온 만큼 현재 진행 상황과 앞으로의 매각 가능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법원이 1월까지 투자자 찾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출고가를 대폭 낮춘 ‘베가 아이언2’와 ‘베가 팝업 노트’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수출도 성공하며 새해 1분기까지 버틸 수 있는 운영자금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팬택 회생에 대한 법원 의지가 분명하다. 팬택 청산으로 팬택 임직원은 물론이고 수백개 협력사가 어려움에 빠진다.
벤처 업계에서 갖는 팬택의 상징성도 부담이다. 팬택 관계자는 “당장 운영자금이 있고 몇 개 업체와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매각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 판단에 달린 것이지만 매각 기간이 연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