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UHD 콘텐츠 제작 현장을 가다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CJ파워캐스트의 영상 콘텐츠 제작 작업실. 서울 지역 산업 단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형 사무실에 자리잡고 있다.

차세대 미디어 시장을 이끌 4K 초고화질(UHD·3840×216) 방송 콘텐츠를 전문 스튜디오가 아닌 사무실에서 제작한다는 것에 반신반의했다. 이곳이 색상, 명암, 컴퓨터그래픽(CG) 등 세밀한 부분을 조정하는 CJ E&M의 후반 작업실이라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됐다.

신성환 CJ E&M 영상제작팀장(왼쪽)이 지난해 미국 케이콘에서 촬영한 UHD 방송 콘텐츠를 편집하고 있다.
신성환 CJ E&M 영상제작팀장(왼쪽)이 지난해 미국 케이콘에서 촬영한 UHD 방송 콘텐츠를 편집하고 있다.

영화 콘텐츠 작업실에서는 전문 편집 제작자 두 명이 다음달 개봉할 영화의 색 보정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쉴새 없이 각 화면 컷(Cut)을 넘기며 관객이 최적의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는 밝기를 찾았다.

암전 상태인 극장 특성상 방송 콘텐츠와 서로 다른 밝기와 색상을 적용해야 한다. 보정 작업은 통상 한 달 가량 소요된다고 했다.

CJ E&M은 지난해 이곳에서 한국 영화 한 편을 4K UHD로 제작했다. 내부 사업 방침에 따라 극장에서 상영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UHD 주문형비디오(VoD) 상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새해에도 CJ E&M이 제작하는 한국영화 가운데 일부를 4K UHD로 구현할 예정이다.

방송 콘텐츠 작업실은 지난해 CJ그룹이 미국에서 개최한 한류 박람회 ‘케이콘(K-CON)’에서 촬영한 실시간 UHD 영상을 편집·확인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올해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 새로운 OLED TV를 선보이는 국내 대기업이 케이콘 UHD 일부 영상을 시연 샘플로 사용하고 싶다며 구매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남주 CJ E&M 콘텐츠사업전략팀 과장은 “한국 이외에 UHD 전용 채널을 론칭한 국가가 없어 세계적으로 UHD 콘텐츠 자체 제작에 나서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드물다”며 “CJ E&M는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업 UHD 방송 콘텐츠 분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CJ E&M은 3차원(3D) 4K UHD 방송 촬영 기술도 공개했다.

3D 화면 전용 안경을 착용하자 UHD TV 화면에서 선명한 입체감이 나타났다. 기존 2K 3D 방송과 달리 화면 번짐이나 어지러움 현상도 느끼기 어려웠다.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를 재생하자 각 멤버가 마치 눈앞에서 춤을 추는 것 같은 영상이 펼쳐졌다.

신성환 CJ E&M 영상제작팀장(촬영감독)은 “기존 2K 해상도는 3D 방송을 구현하는 두 개 화면이 어긋나거나 색이 번지는 현상이 있었지만, 4K 3D는 한층 선명한 화질로 뚜렷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향후 VoD에 4K 3D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CJ E&M은 새해 자체제작 UHD 방송 콘텐츠 수를 확대해 국내외 UHD 콘텐츠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미 다음달 첫 촬영에 돌입하는 드라마를 UHD로 촬영하기로 결정했다. 특수 필터를 활용한 업스케일링 솔루션으로 기존 고화질(HD) 작품을 대거 UHD로 재가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